쿠첸, 대륙 밥솥시장 개척 나섰다···中 메이디와 JV 설립

쿠첸이 중국 내 1위 가전사 메이디(美的)와 손잡고 현지 전기밥솥 시장에 상륙한다. 프리미엄 제품 IH압력밥솥은 직접 수출, 중저가 제품은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오는 2018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중국 전기밥솥 시장은 소비자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스마트밥솥, IH압력밥솥 등 프리미엄 제품 점유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쿠첸은 한국에서 축적한 전기밥솥 개발 기술력과 메이디가 보유한 전국 유통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국 소비자를 끌어들일 계획이다.

쿠첸, 대륙 밥솥시장 개척 나섰다···中 메이디와 JV 설립

쿠첸(대표 이대희)과 메이디는 현지시각 1일 중국 광저우 메이디그룹 본사에서 합자회사(J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 합자회사 설립을 위해 교환한 양해각서(MOU) 후속 조치다.

쿠첸과 메이디 합자 비율은 4대 6다. 합자회사 총 자본금은 1200만달러(약 144억원)로 오는 4월 공식 출범한다.

이대희 쿠첸 대표와 이궈린 메이디 생활전기사업부 총경리가 기념촬영했다.
이대희 쿠첸 대표와 이궈린 메이디 생활전기사업부 총경리가 기념촬영했다.

합자회사는 쿠첸 전기밥솥을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에 최적화한 중저가 맞춤형 밥솥을 개발한다. 메이디는 자체 생산라인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제조해 중국 전역 2500여개 온·오프라인 판매 거점에 제공한다. 1000위안(약 18만원) 이상 고가 IH밥솥은 쿠첸이 한국에서 수출해 메이디가 수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 판매한다.

메이디 직원이 생산라인에서 제조한 전기밥솥을 살펴보고 있다.
메이디 직원이 생산라인에서 제조한 전기밥솥을 살펴보고 있다.

메이디 전기밥솥 생산능력은 하루 평균 약 5만대다. 메이디는 그동안 6개 생산라인에서 쿠첸 OEM 일반밥솥, IH밥솥, 열판밥솥을 월 평균 10만개가량 생산했다. 합자회사가 출범하는 4월 이후 쿠첸 제품 전용 생산라인을 대폭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쿠첸은 메이디와 합자회사를 설립하면서 자사 브랜드를 중국 전역에 알릴 수 있는 유통 인프라는 물론 대량 생산 인프라까지 확보했다.

메이디 전기밥솥 조립 공정
메이디 전기밥솥 조립 공정

이궈린(李國林) 메이디 생활전기사업부 총경리는 “지난해부터 중국 밥솥시장 중심이 저가 제품군에서 프리미엄 제품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며 “쿠첸 기술력에 메이디 생산·유통망을 접목하면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쿠첸은 오는 2018년까지 합자회사에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주력 제품군은 올해 중저가 밥솥에서 내년 IH밥솥과 열판밥솥이다. 한국 쿠첸연구소와 중국 메이디 연구소가 협업해 중국 시장에 적합한 신규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는다.

메이디 전기밥솥 조립 공정
메이디 전기밥솥 조립 공정
이대희 쿠첸 대표
이대희 쿠첸 대표

◆이대희 쿠첸 대표 미니 인터뷰

-메이디와 합자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메이디는 2조2000억원 규모 중국 밥솥시장에서 40%가량을 점유한 업계 1위 기업이다. 합자회사는 중국 1위 사업자 인프라를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직접 법인을 설립하는 것보다) 채권 회수 등 현지에서 벌어질 위험도 줄여준다.

-합자회사 마케팅 방향은.

▲중국은 전기밥솥을 밥 짓기 이외 용도로도 많이 쓴다. 전기밥솥을 ‘멀티쿠커’로 내세울 계획이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요리에 관한 연구도 진행한다. 메이디와 공동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

-향후 해외 시장 진출 계획은.

▲현재 한국 전기밥솥 시장은 과포화 상태다. 판매 단가는 올라가지만 판매량은 줄고 있다. 전기밥솥 업계가 점차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중국을 시작으로 앞으로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등에 진출하겠다.

-향후 경영 목표는.

▲쿠첸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합자회사 설립도 중국 전역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의미있는 작업이다. 해외에서 신시장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 개발해 오는 2020년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

광저우(중국)=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