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을 매매 거래하는 한국장외시장(K-OTC) 신규 등록 기업이 지난해 9월 이후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사다리 정책의 한 축으로 역할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점차 역할을 잃어간다는 지적이다.

K-OTC시장을 운용하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17개사였던 등록 기업이 현재 128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기업이 신규 등록했지만, 19개 기업이 등록 해제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월 이후 신규 등록이 전무했다.
2014년 8월 프리보드시장을 확대 개편해 설립한 K-OTC는 설립 당시 104개사로 출발했다.
지난해 금융당국 비상장 장외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30개 업체가 신규 진입했지만, 4·5월 26개사 신규 등록 후 점차 줄어 9월부터 5개월 간 신규업체 진입이 전무했다.
반대로 등록 해제기업은 매월 꾸준히 증가해 19개사에 달했다.
미래에셋생명, 제주항공 등 유가증권시장이나 코스닥(씨트리), 코넥스(인산가) 이전 상장 기업이 4곳 있지만, 대다수는 시장 제도를 몰라 해제된 기업이다.
갤럭시게이트 등 3곳은 자본 전액잠식으로 시장을 떠났고 파워밸리 등 6곳은 정기 공시서류 미제출로 등록이 해제됐다. 아이엠투자증권 등 4곳은 타법인 피 흡수합병됐다.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개설 초기 28조원에서 42조원까지 늘었다가 대형주인 삼성SDS, 미래에셋생명, 제주항공 등이 떠나면서 현재 11조원에 턱걸이하고 있다.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줄었다. 70만주까지 갔던 거래량은 40만주대로 떨어졌고 10억원을 넘던 거래대금도 절반으로 줄었다. 거래 형성률은 50%이하, 매매체결률은 23%에 그친다.
지난해 말 금융투자협회가 시장 관심을 높이고 종목 발굴을 위해 K-OTC시장 기업분석보고서 대회 등을 개최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금융위원회도 지난해 7월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에서 비상장기업에 적절한 회수기회가 부족하고 결과적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됐다.
투자자들은 K-OTC 시장이 무기력한 이유로 운영주체의 무관심을 꼽는다. 업체 수가 많고 적음을 떠나 투자할만한 업체가 있어야 하고 투자자가 시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는데 여전히 시장 존재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장외주식시장에 투자자 관심이 적을 순 있다”며 “기업이나 시장이 홍보에 적극 나서고 큰 시장인 거래소로 이전하는 기업도 많아져야 선순환이 일어나고 시장도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K-OTC시장 현황 (단위 : 천주, 백만원)
2015년 해제종목 현황
자료:금융투자협회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