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7년차 틴탑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대로라면 매년 새로운 콘셉트로 데뷔하거나 컴백하는 후배 가수들에게 밀려날 확률이 높다. 아니, 이미 뺐기고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틴탑(캡, 니엘, 리키, 엘조, 창조, 천지)은 지난 2010년 신화 앤디가 처음으로 제작한 아이돌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데뷔하며,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틴탑은 ‘향수 뿌리지마’, ‘미치겠어’, ‘긴 생머리 그녀’ 등의 노래들을 연달아 히트시켰고, `칼군무돌`이라는 명성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와 함께 대중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이에 틴탑은 2011년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남자 신인 가수상을 수상했고, 2013년 골든디스크 어워즈에서 디지털음원부문 골든싱글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틴탑은 미니앨범 ‘틴탑 클래스(TEEN TOP CLASS)’ 이후 가요계에서 별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고, 이는 곧 틴탑의 침체기로 이어졌다.
탄탄한 팬덤이 틴탑의 활동을 지지했으나, 소속사 티오피 미디어의 안일하고 일관적인 홍보 마케팅은 `칼군무돌` 틴탑을 부활시키지 못했다. 멤버 니엘이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틴탑의 부흥을 이끌었지만, 그마저도 사재기 논란이 불거지며 빛을 잃었다.
틴탑은 지난해 6월 만반의 준비를 마친 `아침부터 아침까지`로 컴백했다. 특히 틴탑의 보컬을 맡고 있는 천지가 MBC `복면가왕`에 출연하며 숨겨왔던 실력을 뽐냈지만, 이는 틴탑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지 못한채 잊혀졌다. 뿐만 아니라 소속사 측은 팬덤이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패러디한 할리퀸 합성사진을 티저 사진으로 사용하며, 표절돌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마케팅에 대한 의지가 없던 티오피 미디어의 무능력은 지난 1월 18일 발매한 새 앨범 `레드 포인트`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히트곡 제조기 신혁과 다시 한 번 작업하며 심혈을 기울였던 앨범은 앨범 발매 당일 (오전 11시 30분 기준) 멜론 실시간 차트 40위, 벅스 뮤직 36위, 네이버 뮤직 30위, 엠넷 14위, 올레뮤직 17위, 소리바다 28위, 지니 48위에 머물렀다. 멤버들이 직접 작업했다던 나머지 수록곡들은 가요계 비수기 컴백에도 불구,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지도 못했다.
틴탑의 자존심을 세워준 건 그들 곁에 남아있는 팬덤이었다. 지난 29일 틴탑은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뮤직뱅크’K-차트 집계 방식은 디지털 음원 65%, 음반판매 5%, 방송횟수 20%, 시청자 선호도 조사 10%로 이날 틴탑은 음원차트 339점, 시청자 선호도 점수 0점, 방송점수 1731점, 음반점수 5058점 총 7128점(1월 17~24일 집계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오로지 음반 판매량만으로 거머쥔 성과다.
31일 기준 틴탑은 `레드포인트` CHIC 버전 38,577장, URBAN 38,553장 총 7만 7천여 장(한터차트 월간차트 기준)을 판매 했다. 두 앨범의 비슷한 판매량은 팬들이 두 앨범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티오피 미디어는 발매 초기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사인회를 연달아 개최하며 판매량을 높였다.
틴탑의 팬들은 음반 판매량으로 굳건한 팬덤을 과시하며, 틴탑의 구겨진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순전히 팬덤의 힘으로 틴탑의 가슴에 1위 트로피를 안겼지만, 대중들은 이들의 기쁨을 쉽사리 동의할 수 없다.
대중적인 가수로 거듭나 영원히 10대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 틴탑의 소망이 이루어지려면, 이들은 현재 틴탑의 위기를 간파하고 이를 극복해 나갈 특단의 조취를 취해야할 것이다.
이윤지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