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내놓은 모바일뱅크 캐릭터들이 눈길을 끈다. 단순히 모바일뱅크 이미지 홍보를 넘어 카카오, 네이버처럼 캐릭터로 고객과 접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캐릭터 사업을 위해 최근 모바일뱅크 캐릭터 ‘위비’ 브랜드 사용료 관련 부수 업무를 금융위원회에 신고했다. 3월까지 위비 친구(프렌즈) 캐릭터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고정현 우리은행 스마트금융 본부장은 “꿀벌인 위비 친구들로 나비, 닭, 두더지 등 5가지 동물을 귀여운 디자인으로 제작 중”이라며 “캐릭터를 활용해 인형을 제작하고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이모티콘으로 탑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위비는 파란색 꿀벌이다. 벌의 빠르고 저축하는 성실한 이미지를 차용해 우리은행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접목시켰다.
고 본부장은 “위비는 위할 위(爲), 빠르다는 뜻의 날 비(飛)로 고객에게 빠른 도움을 주자는 뜻”이라며 “파랑벌은 실제 토종벌이기도 해 더욱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IBK기업은행은 모바일뱅크 ‘아이원(i-ONE)뱅크’ 대표 캐릭터로 뚱뚱한 로봇 ‘기은센’을 내세웠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금융, 핀테크를 선도하는 이미지를 심기 위해 로봇을 선택했다. 이와 함께 기평생(할아버지), 기운찬(아버지), 기희망(아들), 기미래(딸)로 구성된 가족 캐릭터는 평생 고객화를 실천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기업은행도 기은센 캐릭터를 담은 USB를 제작해 사내 직원에게 배포하며 캐릭터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지방은행도 모바일뱅크 캐릭터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DGB대구은행은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이엠(M)뱅크 캐릭터로 파랑새와 꿈나무 ‘우디’를 선택했다.
파랑새는 ‘단디’와 ‘똑디’로 구성됐다. ‘단디’는 대구 사투리 “단디해라”를 딴 것으로 고객을 꼼꼼하게 잘 챙기라는 뜻을 담았다. ‘똑디’는 “똑디해라”에서 응용한 것으로 은행 업무를 철저하게 실수 없이 하라는 뜻이다. 은행의 믿음직한 이미지와 똑똑하고 총명한 뜻을 캐릭터에 투영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작년 8월 저작권, 상표권 등록을 마치고 캐릭터 사업을 위한 내부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카카오처럼 캐릭터 인형, 볼펜 등을 고객 사은품으로 제작해 호응도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BNK부산은행도 오는 3월 모바일뱅크 ‘썸(SUM)뱅크’ 출시를 앞두고 캐릭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썸뱅크는 탈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목표로 전국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며 “캐릭터도 부산을 상징하기보단 범용성이 높고 고객에게 호감을 주는 캐릭터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예인을 캐릭터로 삼으면 모바일 전용보다는 기존 오프라인 은행 이미지가 강하다”며 “단가도 연예인은 통상 10억원 정도 들지만 캐릭터는 5000만원 정도에 불과해 캐릭터 마케팅을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