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GaN-on-Si LED 생산 접는다…삼성·LG는?

도시바, GaN-on-Si LED 생산 접는다…삼성·LG는?

일본 도시바가 실리콘 웨이퍼에 질화갈륨(GaN)을 성장시키는 질화갈륨온실리콘(GaN-on-Si) 발광다이오드(LED) 칩 생산 기술을 포기했다. 2년 넘게 양산 수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LED칩 공급과잉, 가격하락 국면이 이어진데다 회계부정, 극심한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GaN-on-Si 기술은 삼성전자 LED 사업팀과 LG이노텍 등도 양산성을 검증해왔던 기술이다. 도시바의 이번 결정이 국내 LED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사파이어웨이퍼는 실리콘웨이퍼보다 내구성이 높다
사파이어웨이퍼는 실리콘웨이퍼보다 내구성이 높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최근 GaN-on-Si 기반 LED 생산 장비 매각 입찰 공고를 냈다. 기판 위에 GaN을 성장시키는 핵심 장비인 금속유기물화학증착기(MOCVD:Metal Organic Chemical Vapor Deposition)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LED 칩 사업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여러 중고장비 업체가 이 입찰에 참여했다.

실리콘 웨이퍼는 기존 LED 칩의 주요 소재인 사파이어 웨이퍼보다 값이 저렴하다. 대형화도 쉽다. 실리콘 기판 위에 GaN을 성장시킬 수 있다면 더 저렴하게 LED 칩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실리콘 웨이퍼는 사파이어와 비교하면 내구성이 약하다. GaN을 성장시킬 때 실리콘 웨이퍼가 깨지는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양산 수율을 끌어올리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도시바가 2012년 12월 첫 선을 보인 GaN-on-Si 기반 LED
도시바가 2012년 12월 첫 선을 보인 GaN-on-Si 기반 LED

도시바는 2013년 4월 미국 조명 업체 브릿지룩스를 인수하며 백색 LED와 GaN-on-Si 양산 기술 자산을 확보했다. 2012년 12월 업계 최초로 8인치(200㎜) GaN-on-Si 공정 기술로 생산된 백색 LED를 선보였다. 사실상 GaN-on-Si 기술 분야에선 도시바가 가장 앞서 있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율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아 관련 장비를 매각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이 떨어진 것도 도시바가 GaN-on-Si 기술을 포기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GaN-on-Si 기술은 국내외에서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졌다. 삼성전자 LED사업팀, LG이노텍, 독일 오스람이 도시바와 비슷한 시기에 관련 기술을 연구하며 양산성을 검증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상용화 소식은 없다.

서울반도체는 애초 GaN-on-Si 공정 도입을 고려하지 않았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GaN-on-Si 공정은 수율, 성능, 신뢰성이 현저하기 떨어진다”며 “사파이어 웨이퍼 가격도 충분히 떨어졌기 때문에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