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회연설 하루 앞두고…여야 `설전`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을 하루 앞두고 여야는 정부의 대북강경론 방침을 놓고 ‘설전’을 이어갔다. 야당측은 정부와 여당의 추진한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함께 향후 대북관계 해법 제시를 대통령께 구체적으로 요구했다. 또 여당은 정부의 대북 정책을 ‘총선 용 북풍(北風) 공세’로 몰아가는 야당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15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안보위기 극복과 국민단합의 계기가 되려면 외교안보 정책 전반에 대한 진지한 자성이 담겨야 한다”며 “메시지가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견강부회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일방적인 남남갈등 중단 촉구에 머문다면 국민과 정치권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중국 중시 외교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강행 등 미국 중시 외교로 급선회한 상태다. 대일 외교도 철저한 원칙외교에서 갑작스런 굴욕적 위안부 협상을 타결했다”며 “콘셉트 없는 것이 유일한 콘셉트로 보이는 ‘냉온탕’ 외교에 국민이 불안해한다.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야 국민이 안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성공단 가동 중단조치에 대해 “경제적 피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며 “대기업이 전적으로 여기에 투자했다면 이렇게 못했을 것이다.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이런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에서는 개성공단 폐쇄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것이자 신(新) 북풍 공작이라는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으로 국민 분열에 앞장서고 있다”며 “한반도 안보 환경이 급변했는데도 자신들이 집권 시절 만든 대북 포용 정책을 신줏단지 모시듯 발언한다”고 비판했다. 또 전날 문재인 전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한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한 것과 관련, 김 대표는 “야당 내 운동권 세력 등의 국론분열 발언은 김정은 정권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라며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국 의회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37일 만에 법안을 통과시키는 초당적 모습을 보였는데 정작 북한과 마주한 우리는 아직도 야당의 반대로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야당의 협조도 재차 촉구했다.

박 대통령의 국회연설이 진행되는 날은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따라 이 원내대표의 연설을 비롯해 대정부질문도 하루씩 일정이 연기됐다.

국회 연설 후 박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도 초미의 관심사다. 회동이 성사된다면 정권창출의 공신이었던 김종인 대표가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 선 야당 대표로서 처음 만나게 되는 것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