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 보급형 스마트폰, 가격은 `기본` 차별화 `필수`

국내 스마트폰 구매 형태가 기능과 성능 중심에서 가격으로 전이되고 있다. 외부적으로는 단통법 영향과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활성화가, 내부적으로는 하드웨어 기술 차별화가 어려워지며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SK텔레콤은 제2의 설현폰 TCL `쏠`을 국내 출시했다. 판매 시작 일주일만에 1만대 판매량을 달성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제2의 설현폰 TCL `쏠`을 국내 출시했다. 판매 시작 일주일만에 1만대 판매량을 달성할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한자리 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2980만대로 2014년 대비 9.8% 성장했다. 예측치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트너 조사에서는 지난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3억5284만대를 기록했다. 이 중 이머징 시장 판매량이 2억5970만대다.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제품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이 주목받으며 제조업체 고민도 깊어졌다. 제로섬 게임에 돌입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만으로는 점유율 상승이 어려운 탓이다. 엇비슷한 가격 내에서도 차별화된 특장점이 필요하다. 특정 기능 ‘특화폰’이라는 점을 마케팅 전면에 앞세우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스마트폰은 총 네 종이다. 모두 중급형 이하 모델이다. 대체적으로 10만~50만원대에 가격이 책정됐다.

SK텔레콤은 ‘제2 설현폰’으로 불리는 TCL ‘쏠’을 출시했다. 지난해 TG앤컴퍼니와 협력해 출시한 ‘루나’ 후속작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쏠을 ‘미디어 콘텐츠 소비에 특화된 스마트폰’으로 홍보한다.

5.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듀얼스피커, 프로모션으로 지원되는 하만 JBL 이어폰 등으로 콘텐츠를 즐기기에 최적화됐다는 설명이다. 1300만화소 후면과 800만 화소 전면 카메라와 64GB 저장 공간도 지원된다.

가격은 39만9300원으로 지원금은 높은 편이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쏠은 하루 평균 약 1500대가 개통됐다. 판매 일주일 만에 1만대를 돌파할 정도로 ‘쏠쏠’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구매 고객은 10대에서 30대 비중이 약 70%로 기존 중저가폰 주요 고객이 중·장년층이었던데 비해 이례적 고객 구성을 보였다.

패키지 구성도 튼실하다는 평가다. 구매 고객에게 JBL 이어폰뿐만 아니라 10400㎃h 용량 외장배터리와 32GB 마이크로SD 카드를 제공했다. ‘종합선물세트’라는 누리꾼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성수 SK텔레콤 스마트 디바이스 본부장은 “쏠은 SK텔레콤의 철저한 고객 분석에 바탕을 두고 기획된 ‘미디어패키지’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를 국내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2016년형 `갤럭시A` 시리즈를 국내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중급형 제품을 올해 첫 스마트폰으로 선택했다. 2016년형 ‘갤럭시A5’와 ‘갤럭시A7’을 내세웠다. 각각 출고가 52만8000원, 59만9500원이다. 지원금을 받으면 30만원대에 구입 가능한 수준이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A 시리즈는 프리미엄폰에만 제공했던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전면 500만 화소,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했다. 전·후면 모두 조리개 값 F1.9 렌즈를 채택했다. 광학식 손떨림보정기능(OIS)도 탑재됐다. 외장 메모리 슬롯도 지원해 최대 128GB까지 확장이 가능하다.

갤럭시A5·A7은 각각 2GB, 3GB 메모리를 탑재했다. 1.6㎓ 옥타코어에 풀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됐다. 핑크 골드, 블랙, 화이트 세 가지 색상으로 구분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6년 새롭게 출시된 갤럭시A는 젊고 감각적 디자인에 차별화된 서비스와 첨단 기능을 모두 탑재하고 완전히 새로워졌다”며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감성 소비자가 기대하는 모든 것을 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보급형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업체는 LG전자다. 지난 1월 ‘CES 2016’에서 공개한 K시리즈 중 ‘K10’을 국내에 출시했다. 오는 3월 ‘X 시리즈’ 2종과 ‘스타일러스2’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주로 사용했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보급형으로 끌어내렸다.

K10은 디자인과 카메라 UX에 특화한 모델이다. 5.3인치 HD 인셀 터치 디스플레이와 1.5GB 메모리, 16GB 저장 공간을 갖췄다. 1300만 화소 후면과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가 배치됐다. 보급형 제품 중 이례적으로 ‘퀵 커버 뷰’ 케이스가 지원된다. 디스플레이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한 ‘아크 글래스’로 입체감을 높였다.

사진 촬영에도 프리미엄 사용자경험(UX)을 그대로 가져왔다. ‘제스처 샷’ ‘제스처 인터벌 샷’ ‘플래시 포 셀피’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은 “K10은 프리미엄 디자인과 성능을 합리적 가격으로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제품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오는 3월 국내 출시할 예정인 `X 시리즈`
LG전자가 오는 3월 국내 출시할 예정인 `X 시리즈`

3월 출시 예정인 ‘X캠’은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모델이다. 후면에는 1300만과 500만 화소 카메라를, 전면에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배치했다. 두뇌는 미디어텍 모바일AP를 사용한다.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3D 벤딩 글래스를 적용해 측면 최소 두께가 5.2㎜로 얇다.

‘X 스크린’은 지난해 출시한 ‘V10’ 세컨드 스크린을 가져왔다. 올웨이즈온 기능을 구현한다. 제품 후면에 글래스 느낌 소재를 적용해 세련미를 높였다. 퀄컴 스냅드래곤410 기반이다.

◇터치앤리뷰-LG전자 K10 ‘프리미엄처럼’

LG전자는 지난해 첫 보급형 스마트폰을 4월에야 내놨지만 올해는 지난 1월 이통 3사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해외에 선공개한 ‘스피릿’ 국내 버전 ‘볼트’가 지난해 1번 타자였다면 올해는 ‘K10’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조약돌 디자인이 적용된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K10
조약돌 디자인이 적용된 LG전자 보급형 스마트폰 K10

디자인적 측면에서 ‘저렴해’ 보이지 않는다. LG전자는 K10에 조약돌(pebble) 디자인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 곡선을 주로 이용했다. 모서리뿐만 아니라 전면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해 화면이 위로 올라온 듯한 느낌을 준다.

LG전자는 2.5D 아크 글래스 효과를 배가시키고자 ‘인셀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디스플레이 두께가 얇아지면 그 안에 표시되는 화면도 좀 더 앞으로 전진한 듯한 인상을 받는다. 전면을 위로 봉긋하게 올린 아크 글래스에 화면을 보다 앞당겨 보여주는 인셀 효과로 더 밝고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다.

디자인만큼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는 카메라다. 1300만 화소 후면과 500만 화소 전면 카메라가 적용됐다. 비슷한 라인에 있는 모델들보다 높은 화소 수를 보여준다. 화소가 카메라의 모든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훌륭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LG K10은 카메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프리미엄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LG K10은 카메라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프리미엄 기능을 대거 추가했다.

카메라 사용자경험(UX)도 독특하다. LG전자 프리미엄 모델에 쓰인 핵심 UX를 K10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전면 카메라를 활용한 UX가 눈길을 끈다.

대표적 카메라 UX인 ‘제스처 샷’을 이용할 수 있다. 손바닥을 편 상태에서 주먹을 쥐면 3초 후 사진이 촬영된다. 손바닥과 주먹을 인식했다는 피드백을 주기에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제스처 인터벌 샷’은 한 단계 진화한 UX로 주먹을 두 번 쥐면 작동한다. 총 네 장의 사진을 약 1초 간격으로 연속 촬영한다.

‘플래시 포 셀피’는 가장자리 화면을 이용해 플래시 효과를 주는 기능이다. 전면 카메라 모드에서 상단 ‘플래시’ 아이콘을 터치해 작동할 수 있다. 일반 촬영보다는 소폭 밝은 사진을 촬영할 수는 있으나 크게 기대할 정도는 아니다.

전용 퀵커버 케이스는 ‘신의 한수’다. 전용 커버는 하이엔드 스마트폰 전유물이었다. 보급형폰에서도 믿을만한 액세서리 하나가 생긴 셈이다.

단순히 보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우측 사이드면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이곳에서 각종 알림을 확인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커버를 닫으면 사이드면에 맞게 해당 내용이 표시된다. 가로보다 세로 길이가 더 길다는 점에 착안한 듯하다. 안드로이드폰 상단 알림창보다 훨씬 시원시원하다.

전용 퀵커버를 통해 각종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용 퀵커버를 통해 각종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성능은 여타 보급형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바일AP는 퀄컴 스냅드래곤410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LTE는 카테고리4까지 지원한다. 1.5GB 메모리와 16GB 저장공간을 갖췄다. 마이크로SD카드 슬롯으로 공간 확장이 가능하다. 탈착형 2300㎃h 배터리가 지원된다. 다만 여분 배터리나 충전 케이스는 빠졌다.

K10이 디자인과 카메라에 집중한 보급형폰이기는 하지만 LG만의 고유 UX를 빼놓을 수 없다. 소소하지만 때에 따라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숨어있다.

화면을 톡톡 두드리면 켜지는 ‘노크’ 기능과 화면을 4등분해 이용하는 잠금 방식인 ‘노크코드’를 이용할 수 있다.

후면 버튼을 활용해 보다 직관적 기능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볼륨 하단 버튼을 두 번 연속해서 누르면 카메라가 작동한다. 볼륨 상단 버튼을 두 번 연속 누르면 ‘Q메모’ 기능을 쓸 수 있다. 현재 상황이나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를 빠르게 캡처할 수 있다.

LG전자의 대표 디자인인 후면 버튼을 채택했다.
LG전자의 대표 디자인인 후면 버튼을 채택했다.

현재 화면에 바로 메모가 가능한 ‘캡처+’도 유용한 기능이다. 촬영 또는 캡처한 사진에 바로 메모를 할 수 있다. 지도 앱을 띄운 상태에서 현재 있는 곳을 친절하게 알려줄 수도 있고, 텍스트에 중요한 부분을 체크해 넘겨줄 수도 있다.

캡처+는 알림센터를 열어 활성화하는 방법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하단바에 배치해 놓을 수도 있다. 설정에서 ‘홈 터치 버튼 배열’에 진입하면 알림센터와 캡처+를 하단바에 위치시킬 수 있다. 편집도 가능하다. 버튼은 최다 다섯 개까지 가능하다.

자유로운 배치는 키보드에서도 가능하다. 키보드 자판 자체를 바꿀 수도 있고, 쿼티 자판에서 원하는 키를 재배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