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 전문 기업 고블린 가보니... "제조 창업 선도"

고블린이 부산 동수영중학교에서 진행한 메이커스 체험 교육.
고블린이 부산 동수영중학교에서 진행한 메이커스 체험 교육.

‘1인 제조’를 뜻하는 ‘메이커스’가 뜨고 있다. 기술혁신 기반 제조 창업의 새로운 트렌드다.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메이커스 전문을 표방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메이커스 운동·문화 확산을 이끌고 있다.

고블린(대표 이동훈)은 메이커스 교육·컨설팅 전문 스타트업이다. 창업 1년을 갓 넘겼지만 메이커스 교육 프로그램 등 콘텐츠와 장비, 전문 인력을 모두 갖춘 전문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메이커스’는 만드는 사람들, 제작자를 의미한다. 메이커스 운동, 메이커스 문화는 스스로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고 공유하자는 일종의 트렌드다. 1990~2000년대 유행했던 ‘두 잇 유어셀프(DIY:Do-It-Yourself)’의 확대된 개념으로 보면 된다.

기존 제조·유통 시장은 기업이 만든 완제품을 소비자가 구입해 사용한다. 메이커스 산업은 개개인이 직접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유통한다. 메이커스는 체험과 실습이라는 기존 이론 교육의 변화에서부터 창조경제 시대 창업의 다양성과도 직결돼 있다.

고블린 사업 아이템은 메이커스를 교육·전파한다. 메이커스(예비 창업인)를 상대로 3D프린터와 CNC 밀링 등 제조 장비를 제공하는 것이다.

창업에 필요한 기술, 창업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에 대해 전문 인력을 투입해 해결한다. 전세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개인으로서는 찾기 어려운 고도의 기술을 컨설팅 한다.

고블린의 메이커스 교육 프로그램
고블린의 메이커스 교육 프로그램
고블린 지원 시제품
고블린 지원 시제품

이동훈 사장은 “국내 창업 문화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편중돼 있다. 미국에서 열린 창업 컨설팅 행사에 참가했다가 창업의 미래는 메이커스 문화 확산에 달렸다고 확신하게 됐다. 메이커스는 제조 중심의 다양한 창업 아이템을 현실로 구현하는, 기술혁신형 제조 창업의 기반”이라며 창업 동기를 얘기했다.

이동훈 고블린 대표
이동훈 고블린 대표
메이커스문화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이동훈 고블린 대표.
메이커스문화에 대해 교육하고 있는 이동훈 고블린 대표.

고블린은 창업 후 빠르게 교육 콘텐츠와 장비, 전문인력을 갖췄다.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중심으로 결성된 ‘팹랩(FAB Lab)’에 정규 회원으로 등록했다. 팹랩은 전 세계 메이커스와 메이커스 유관 기업 및 기관의 네트워크로 제조와 창업 아이템 구현 과정에 필요한 각종 아이디어와 기술 정보, 컨설팅을 공유한다.

이 사장은 인터넷으로 세계 팹랩 설립·운영 분포도를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3개 정도에 불과한 메이커스 팹랩이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미국에는 수백개, 일본과 중국에도 수십개씩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이 사장은 “미래부와 창의재단, 몇몇 지자체가 메이커스 확산을 위해 행사와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메이커스 문화는 초창기”라며 “메이커스를 제조 창업 시장에 깊숙히 뿌리내리기 위해선 정부 중장기 대형 지원 과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시는 대학 등에 흩어져 있던 시 지원 창업지원센터를 한 곳으로 통합해 부산창업지원센터를 구축했다. 고블린이 이 센터 5층에 입주해 있다. 입주 예비 창업자와 스타트업 성장을 지원한다.

고블린 부산 팹랩 시설
고블린 부산 팹랩 시설
고블린 부산 팹랩 장비
고블린 부산 팹랩 장비

고블린에 가면 내가 가진 아이디어를 검증할 수 있다. 즉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만들고, 이 시제품을 보다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기술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7일 고블린을 찾았을 때 시제품 제작실에는 50~60대 예비 창업인과 기존 소상공인 10여명이 시제품을 만들고, 컨설턴트와 제품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 있었다.

고블린은 최근 대구에 지사형태의 메이커스 카페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 사장은 “메이커스 운동이 확산되면 모바일 앱 일변도의 우리나라 창업시장은 다양성을 찾게 된다”며 “제조 창업의 다양성은 창업 활성화는 물론 우리나라 제조업 생태계를 혁신 상품과 유통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바꿔 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