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서 ‘글로벌 페이 전쟁 2.0’ 신호탄이 올랐다.
모바일페이먼트 시장을 개척한 페이팔과 삼성전자, 비자, 마스터카드 등이 물리·기술적 시장확대를 선언했고 LG전자, 포드 등이 신규진출을 선언했다.
여기에 20여개 페이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도 ‘페이전쟁 2.0’을 예고하는 다양한 소식이 쏟아졌다.
먼저 페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진출 전략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중국에서 삼성페이를 선보이는 데 이어 올해 안에 호주, 브라질, 싱가포르, 스페인, 영국, 캐나다 등에도 진출하겠다고 공개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올해 호주, 브라질, 중국 등 세계 7개국에 삼성페이를 출시한다”고 말했다.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7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페이는 기존 결제 단말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과 근접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채택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또 MWC에서 다양한 기술 검토와 협력 방안을 마련, 한 단계 업그레이된 삼성페이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2억명 회원을 보유한 세계 1위 간편결제업체인 페이팔도 MWC 2016에서 NFC 기반 오프라인 결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댄 슐만 페이팔 회장은 MWC 2016 기조 연설을 통해 “새로운 파트너와 상품을 업데이트할 것”이라며 “2분기 미국과 호주부터 NFC 기반 결제 시스템을 출시한다”고 말했다. 또, 보다폰과 제휴해 연말부터 유럽에서도 NFC 오프라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앱 결제를 고집하던 페이팔의 NFC 방식 도입은 온라인 중심 전략 전환을 의미한다. 삼성페이·애플페이 등이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데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실제 애플은 중국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구글도 지난해 10월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내놓고 페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LG전자도 올 상반기 LG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MWC에는 G5에 집중하기 위해 LG페이를 선보이지 않았지만, 범용성·편의성·보안성을 모두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비자, 마스터카드 등도 각종 페이 확산에 맞춰 NFC 결제시스템 확산을 선언했다.
NFC는 ‘마그네틱과 칩으로 이어지는 신용카드 결제방식의 최정점에 놓인 기술이다. 아직 유럽(30%)과 미국(0%)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2개 글로벌 신용카드 브랜드가 본격적인 NFC 인프라 확대에 나서면 각자 방식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페이기업 간 경쟁의 벽을 더욱 급속히 허물어질 전망이다.
모바일 업계 화두로 떠오른 자동차 업체도 페이시장 확대에 일조할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회사인 포드가 미래 결제 수단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는 전자지갑 지불 솔루션인 포드페이(FordPay)를 선보였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다양한 기술과 사업전략을 알렸다.
전시관 중 ‘모바일 결제·송금(Mobile Payment and Remittances)’를 다룬 기업만 140여개에 달했다. 여기에는 물론 삼성전자를 비롯해 KTB솔루션(포켓모바일, 한국NFC 공동부스) 등 다양한 국내기업도 포함됐다.
20여개가 난립하고 있는 한국 페이 시장의 경쟁 2라운드도 예고됐다.
LG전자가 상반기 내 LG페이 출시를 선언한 데 이어 KT가 지난해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클립(CLIP)+BC페이’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확산을 선포했다.
MWC에서 만난 핀테크업체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MST와 NFC, 지역(국가) 등 다양한 이유로 구분되던 경쟁영역이 점차 한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다”며 “이런 변화는 국내외 페이시장에서의 본격적인 경쟁 2라운드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MWC는 이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홍기범 금융/정책부 데스크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