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서비스 시행을 2주 앞두고 치열한 마케팅전이 수그러들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ISA 선점을 위해 경쟁에 나선 은행과 증권사를 상대로 강력한 감시 강화에 나서면서 금융권이 자율규제를 선언했다.
25일 전국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는 각각 협의체를 꾸려 마케팅 자율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ISA 불완전판매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불시점검과 미스터리 쇼핑(암행점검) 등 현장감시를 강도 높게 시행하기로 한 직후다.

금감원이 조준한 것은 불완전판매지만 최근 금융권이 ISA 예약판매에 나서면서 과열경쟁을 하는 것도 이유다. 여러 금융사가 직원당 계좌 유치 할당량을 설정하는가 하면 승용차, 골드바, 세탁기, 여행상품권 등 최고 2000만원 상당 경품을 내걸었다.
대형 시중은행이 ISA 사전예약 마케팅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아반떼 승용차를 경품으로 제시했다. NH농협은행은 골드바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외에도 수백만원 상당 하와이여행권, 로봇청소기, 아이패드 등 고가 경품이 즐비하다. 반면에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증권사는 협회 차원 방송광고와 옥외광고를 내보낸 것이 전부다.
각 금융권 간 협의에선 경품 마케팅 자제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스스로 새로운 지침을 마련하겠지만, 자동차 같은 고가 경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금감원과 금융위원회는 ISA가 국민 재산 불리기 차원에서 세제 혜택을 준 상품인 만큼 각 금융사가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고객 수익률 높이기에 진력해달라고 주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전날 ISA 도입 점검회의에서 “경품행사 등 일회성 이벤트보다 내실 있는 상품 설계와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는 등 건전한 수익률 경쟁이 금융회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금융사 간 경품경쟁을 지적했다.
한 증권사 마케팅 담당 관계자는 “ISA로 큰 자금 이동이 일어날 것을 우려한 은행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매우 공격적인 유치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고가 경품 등이 사라지면 은행과 증권사 간 공정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경민 코스닥 전문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