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공천배제
강기정 의원이 공천배제에도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강기정 의원은 테러방지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 저지를 위해 열린 야당의 필리버스터 아홉번째 주자로서 지난 25일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26일 오전 2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5시간 5분 간의 필리버스터를 마쳤다.
이날 강기정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지켜본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강기정 의원은 저와 각별한 관계이기도 하다”라며 “다음에 여기서 또 보자. 사랑한다”라고 애정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기정의 필리버스터를 보느라니 마음이 짠하다”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공천배제라는 말이 당에서 나오고 있는데도 당을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며 “광주가 어려울 때 끝까지 당을 지켰던 사람답다”고 응원했다.
앞서 이날 오후 더민주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강기정 의원의 광주 북갑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광주 서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해 줄 것을 전략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북갑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운동권 출신 3선인 강기정 의원의 공천배제를 의미한다.
이후 이날 예정된 필리버스터를 위해 본회의장 연단에 오른 강기정 의원은 발언 시작부터 눈물을 흘렸다.
강기정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기 전 본회의장에서 몸싸움을 자주 했다면서 “그때는 필리버스터 같은 수단이 없으니까 점잖게 싸울 수가 없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19대 국회는 그런 싸움도 없고 참으로 행복한 국회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자유롭게 토론할 기회가 있었더라면 국민으로부터 폭력의원이라고 낙인찍히지 않았을 텐데. 그렇지 않았다면 저희 이번 4선 도전은 또 다른 의미를 가졌을 텐데”라고 덧붙이며 눈물을 닦았다.
그는 마무리 발언에서 “이 자리가 몸싸움했던 자리가 아닌, 날을 새가면서 토론할 수 있었던 자리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제가 꼭 한 번 더 이 자리에서 부르고 싶은 노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고 말한 뒤 노래를 불렀다.
김현이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