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책 금융기관들이 문화를 제조업같이 평가하던 관행을 버리고 문화는 문화답게 평가하도록 하겠습니다. 문화산업이 우리 경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서울 중구 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열린 ‘문화융성을 위한 금융지원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임 위원장은 문화콘텐츠기업 투자와 금융지원을 확대하는 등 실질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문화콘텐츠산업은 그 자체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다른 산업에 문화의 옷을 입혀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21세기의 연금술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는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 문화콘텐츠는 산업 간 융·복합을 가능하게 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신성장동력”이라며 “문화융성을 위해 금융권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금융권은 제조업과 같이 담보가 확실한 부문에만 자금을 투입하려는 관행이 있다”며 “이러한 관행을 바꾸고 문화콘텐츠 기획과 제작 등 전 과정에 금융권이 적극적으로 나서 함께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창조벤처단지에 입주한 웹툰 기획제작사 재담미디어 황남용 대표는 “웹툰은 작가들이 사전에 여유있게 취재하려면 초기 자금이 필요한데 담보 위주 기존 금융권에서 자금조달이 어렵다”며 “문화콘텐츠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고 금융지원 문턱이 낮아져 모든 기업에 혜택이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임 위원장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문화콘텐츠 금융지원 업무협약(MOU)을 교환했다.
업무협약에는 ‘문화콘텐츠 기업정보 마당’ 마련, 정책금융기관의 문화콘텐츠 특화점포 확대, 크라우드펀딩 마중물 펀드 조성 외에 문화창조벤처단지에 금융상담 지원을 위한 ‘문화창조 금융존’을 운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화창조 금융존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이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문화콘텐츠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원스톱으로 금융 지원〃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동시에 콘텐츠진흥원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과 함께 콘텐츠 가치평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콘텐츠 가치평가는 콘텐츠 프로젝트 사업화로 발생하거나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가액, 등급 또는 점수 등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는 문화콘텐츠 분야에 올해 5조5000억원이 넘는 정책금융을 풀어 1만여개 콘텐츠기업이나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출이 2조2000억원, 보증은 3조1000억원, 투자가 2000억원이다.
기대성장률이 높은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분야 지원 비중은 2018년까지 15% 이상으로 늘린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