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 가구당 전기차 충전량과 요금이 표시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 전기차 대중화를 앞두고 여러 대 충전기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나왔다. 아파트처럼 공동주택 내 설치된 여러 대 충전기를 돌아가면서 쓰더라도 개별 충전 용량, 과금이 정확하게 이뤄진다. 과금이나 도전(盜電)을 둘러싼 분쟁 소지를 없앨 수 있어 아파트 단지 내 충전기 설치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글로쿼드(대표 장기수)는 공동주택용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개발하고 내달부터 공동주택 시공사를 대상으로 판매에 들어간다고 28일 밝혔다. 이 솔루션은 지금까지 개별 관리했던 가정용 충전기와 달리 통신 기능을 갖춰 실시간 중앙관리를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완속충전기(7㎾h급)를 이용할 때 사용자 인증과 전기 사용량, 과금 등 정보를 전용 게이트웨이를 거쳐 중앙서버에 실시간 전달한다. 이후 아파트 관리사무소 내 중앙서버에 실시간 전달해 통합 관리한다.
추가 설비 없이도 안정적 데이터 전송을 위해 충전기와 게이트웨이는 국제규격(ISO/IEC15118) 전력선통신(PLC)을 쓴다. 이후 게이트웨이와 이더넷을 통해 아파트 관리실 등 중앙서버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충전기 한 대로 다수 사용자가 충전하더라도 세대별 정확한 과금이 가능해진다. 또 전기차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운전자는 실시간으로 자기 차량 충전상태나 충전기 사용 내역을 파악할 수 있다. 일종의 차계부처럼 전기차 충전 이력과 사용량, 주행거리 등이 일목요연하게 파악된다.
충전기와 설치비도 저렴하다. 클로쿼드는 전기차 수용 확대를 고려해 디스플레이 기능 등을 최소화해 동급 충전기보다 30% 이상 저렴한 50만원 전후에 내놓을 예정이다. 충전기는 벽걸이 형태로 설치가 간편하며 향후 전력 재판매나 전기차 전기를 꺼내 쓸 수 있도록 V2G(Vehicle to Grid) 기능도 장착했다.

장기수 글로쿼드 사장은 “단지 내 충전기를 PLC 기반 네트워크로 연결해 세대별로 사용량에 따른 정확한 과금과 관리가 가능하다”며 “검증된 국제 규격 표준을 쓰고, 가격까지 낮춘 강점을 앞세워 공동주택용 전기차 충전인프라 시장을 적극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