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처음 동물이 등장한 시기가 6억4000만년 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동물 역사보다 1억년 이상 앞당겨진 것이다. 기관과 조직이 없는 해면(sea sponges) 동물이 지구상 최고(最古) 동물이다.
데이비드 골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박사팀은 6억4000만년 전 지구에 해면동물이 존재한 증거를 찾았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는 5억1000만~2000만년 전 캄브리아기 폭발 때부터 동물이 존재했다고 알려졌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동물 역사가 1억년 이상 오래된 셈이다.
연구진은 6억4000만년 전 된 암석에서 발견된 독특한 형태 ‘분자 화석(molecular fossil)’을 분석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얻었다. 유기체가 생산한 스테롤을 파악하기 위해 약 30가지 생물 게놈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 이전에는 5억3000만년 전 해면동물 화석이 발견된 바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난징지질고생물학연구소는 6억년 전 화석에서 해면동물 존재를 확인했다.
해면동물은 세포로만 이뤄진 원시 생물이다. 특별한 기관이나 조직이 발달하지 않았고, 몸 전체에 구멍이 퍼져 있다. 이번 화석은 분자화석이어서 당시 해면의 구체적인 모습까지 알 수는 없다. 연구진은 해면 존재만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으로 캄브리아기에 동물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캄브리아기 이전에 이미 다세포 동물이 존재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6억년 전에도 이미 다세포 동물이 존재했고, 캄브리아기를 거치며 다양하고 복잡하게 진화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골드 박사는 “해면동물 분자 화석을 확인하기 위한 생물학적, 유전적 증거를 모두 확보했다”며 “캄브리아기 이전에도 동물이 나타나고 있었다는 논쟁이 있었고, 이번 발견이 논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