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했던 4분기 실적시즌…눈높이 낮아진 1분기를 주목하라

이달 12월 결산법인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4분기 결산시즌이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4분기 실적은 어닝 서프라이즈 대신 증권가 예측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예상치를 상회한 기업 비중이 절반을 밑돌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예상치를 상회한 기업 비중이 30%에도 못미쳤다.

4분기 실적시즌 예상치 대비 실제 실적
4분기 실적시즌 예상치 대비 실제 실적

업종별로는 산업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영업이익 예상치의 80% 이상 실적을 기록했으며 특히 의료와 유틸리티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상치를 상회한 기업이 절반 이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실제 영업이익은 예상치 대비 크게 낮지 않았다. 이는 대형주가 90%에 이르는 실적 달성률을 기록해 중소형주의 46%에 비해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시즌 예상치 상회 기업 비중
4분기 실적시즌 예상치 상회 기업 비중

매출이 예상치를 초과한 기업보다 순이익이 나아진 기업의 주가가 증시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도 이번 실적 시즌 특징이다. 예상 못한 비용이나 충당금 설정 등 4분기가 가지는 특성상 순이익이 나아진 기업이 적어 실적발표 당일 코스피 대비 상대수익률이 좋았다.

4분기 실적시즌 업종별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
4분기 실적시즌 업종별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

미국 금리인상, 중국 경기 부진 등 대내외 경제환경 악화로 4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면 올해 1분기 실적은 다른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 실적은 계절적으로 4분기에 부진하고 1분기에 긍정적인 모습을 반복해 왔다. 이는 계절적으로 부진한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연간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1분기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기 때문이다.

2012년 이후 분기별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
2012년 이후 분기별 예상치 대비 실제 영업이익

국내기업의 2016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이후 하향조정을 지속 중인데, 실적 발표가 몰린 1월 말에서 2월 초에 가장 큰 폭의 하향조정이 이뤄졌다. 특히 1분기와 2분기 이익 추정치가 가장 큰 폭으로 조정돼 올해도 과거처럼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과거 3년 동안 전년도 4분기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상회하고, 1·2월 동안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기업은 3월까지 주가 수익률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LIG투자증권은 LG전자, 한국전력, SK이노베이션 등이 이런 조건에 부합으로 기업으로 꼽았다. 이들 기업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낮지만 아직 이익이 완전히 돌아서지 않은 대신에 낮아진 눈높이로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한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2016년 분기별 추정치 변화
2016년 분기별 추정치 변화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