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 기업 ‘삼성페이(옛 루프페이)’가 삼성에 편입된 첫해인 지난해 201억6700만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경쟁력을 강화하는 ‘투자’로 본다.
2일 2015년도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페이는 지난해 매출 49억5600만원, 당기순손실 201억6700만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283억8800만원으로 순자산은 126억700만원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2753억원을 들여 인수, 자회사로 편입했지만 경영성과만 놓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하지만 삼성페이 실적 부진은 보통 기업과 다르게 해석해야한다는 관측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페이 부동산을 비롯한 유형자산은 1억2200만원뿐이었지만 무형자산은 202억9300만원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기술기업’ 삼성페이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과 결제 솔루션 기술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갤럭시 스마트폰 차별화와 지속 가능한 성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8월 서비스 개시 이후 올해 2월 누적 결제 5억달러, 누적 가입자 500만명을 달성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적어도 500만대 갤럭시S6와 S6 엣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A5·A7 판매에 힘을 보탰다는 의미다. 어림잡아 평균 출고가를 60만원대로 계산하면 3조원대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다.
삼성페이 법인이 직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은 현재 없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삼성페이를 통한 소비자 행태 데이터 확보 및 분석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점 물품 구매, 교통카드 등 고객별 카드 사용 성향을 빅데이터로 축적, 향후 마케팅, 연구개발(R&D) 등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구글, 애플 등이 간편 결제 서비스 무료 제공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앞으로 ‘제2, 제3의 삼성페이’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삼성의 실용주의는 단순히 일회성 하드웨어(HW) 판매에 그치지 않고 수익을 지속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사업이라면 적극적으로 M&A,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며 “삼성페이, 가상현실(VR)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삼성페이(옛 루프페이) 2015년 경영실적 (자료: 삼성전자)>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