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전소자(피에조)로 만든 스마트폰용 초소형 마이크가 나온다. 중국 피에조 전문기업이 처음으로 개발해 한국에도 내놓는다. 방수·방진 구현에 유리하고 잡음 소거(noise cancellation) 성능이 우수하다. 방수 성능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했다.
비스타테크놀로지스코리아(대표 박한기)는 이 달 중 피에조 멤스(MEMS) 마이크로폰 ‘베스퍼(Vesper)’ 고객사 영업을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MEMS 마이크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초소형이다. 베스퍼는 이를 피에조 원리로 구현했다.
비스타테크놀로지스는 중국 장쑤성 창저우에 본사를 둔 피에조 전문기업이다. 자동차, 가전, 모바일용 피에조 스피커·햅틱 진동소자 등을 생산해 성장했다. 지난해 말 중국 증시에 상장했다.
미국 미시간대 등과 협력으로 세계 최초 피에조 MEMS 마이크 개발에 성공했다. 다음 달부터 양산용 시제품을 도입해 글로벌 고객사 영업을 시작한다. 2013년 지사를 설립한 한국도 출시 지역에 포함됐다.
피에조 마이크는 방수, 방진 구현에 유리하다. 압전소자 특성 상 금속, 고무 등 별도 패키징이 필요 없다. 마이크 부품 소형화는 물론이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베스퍼는 2.95×3.76㎜ 크기다.
방수, 방진 성능 자체 시험을 실시했다. 실리카 인공 먼지 노출 후에도 전 음역대에서 감응도가 유지됐다. 비교군으로 설정한 기존 MEMS 마이크가 7.4~8.4㏈ 성능 저하를 보인 것보다 우월했다. 10m 깊이 물에 1시간가량 담그는 방수 시험도 통과했다. 신호대잡음비(SNR)는 64㏈로, 연내 후속 개발을 통해 7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스타코리아 관계자는 “피에조 마이크는 자체적으로 방수, 방진 기능을 갖췄고 잡음 소거 성능 역시 기존 MEMS 마이크보다 우수하다”며 “여러 제조사가 개발을 시도했지만 피에조로 MEMS 마이크를 개발한 것은 비스타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비스타 시도는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 방수 기능이 차별화 요소로 부각된 것과 관련이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 시리즈가 방수 기능을 탑재했고, 삼성전자도 최근 공개한 갤럭시S7에 방수 기능을 부활시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5까지 IP67급 방수 기능을 탑재했다가 갤럭시S6에서는 제외했다.
비스타는 마이크가 미래 전자제품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애플 시리, 구글 나우,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등 음성인식·명령 UI를 예로 들었다. 음성 인식부인 마이크가 사물인터넷(IoT) 기기 주요 입력도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사 피에조 기술을 MEMS 마이크로 확장한 배경이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