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가 융합형 비즈니스 창출을 위해 발족한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가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6개 업체가 합심해 출발한 얼라이언스 참여 기업은 어느새 50여개로 늘었다. 사무국은 대구에 있는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다. 2014년 설립된 진흥원은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첨단 주행 시험장을 갖추고 있어 지능형자동차 시험 공간으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지난 4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을 찾았다.
추적추적 비가 내려 길이 더욱 험난해 보였다. 이제 막 땅을 고르는 공사가 한창이라 도로인지 아닌지 조차 분간이 힘든 달성 2차 산업단지 인근 길을 3㎞가량 달리다 대구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에 도착했다. 이런 곳에 기관이 있을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으나 도로 끝에는 거짓말처럼 잘 정비된 주행 시험장을 품은 진흥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자동차·부품업체는 이런 길도 마다 않고 주행 시험장을 찾는다.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서다. 주행 시험장을 포함해 각종 차세대 자동차 기술 시험 시설을 갖춘 진흥원은 최근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 사무국까지 맡아 지능형 자동차 요람으로 떠올랐다.
진흥원은 지난 2014년 차세대 자동차 기술을 개발하는 부품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시험 전문 기관이다. 39만4545㎡ 규모 주행시험장은 부품 업체뿐만 아니라 현대차·르노삼성과 같은 자동차 업체도 이용한다.


이곳은 ISO/TC 204 지능형 자동차 부품군 37개 항목을 테스트할 수 있는 곳이다. 왕복 3.7㎞에 이르는 고속주회로, 내구성 평가를 할 수 있는 특수로, 브레이크성능시험을 위한 경사 30% 등판로, ESC 시험을 할 수 있는 범용로, 지능형교통시스템(ITS)을 시험할 수 있는 차량-도로연계 시험 교차로 등이 갖춰져 있다. 여기에 표준 프로토콜에 의한 WAVE 통신 환경도 구축해 자동차·부품 업체가 차와 사물간 통신(V to X)을 시험할 수 있도록 했다.
차량 성능 시험 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시험 장비도 갖추고 있다. 하중 데이터 분석시스템, 지능형자동차 소음진동(NVH) 평가시스템, 자동조향 로봇시스템, 브레이크·액셀 페달 로봇 시스템 등 첨단 장비들이다. 이곳을 구축하는 데 1000억여원이 투자됐다.
처음에는 출자에 참여한 기업 정도만 이용했으나 최근 이용 기업군이 빠르게 늘고 있다. 시험 지원으로 지난해 대비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한 자동차 회사는 지난 해 이용량을 올해 8배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만큼 지원 시설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가 높은 덕이다.

최근 자동차융합 얼라이언스 사무국까지 맡으면서 역할은 더욱 커졌다. 진흥원은 기술 기획보다는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기술 기획은 분과별 기업과 간사가 맡는다.
성명호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장은 “진흥원은 자동차기업의 지능형 자동차 시험 지원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더 나아가 미래 자동차 연구를 책임지는 사무국으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기 위한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대구 주행시험장 규격, 용도>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