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는 위험을 무릎 쓰고 용감하게 도전하는 더 많은 ‘퍼스트 펭귄’이 필요합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재도약 해법으로 실패의 부담을 낮추고 도전을 장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우리 사회에 위험 부담을 회피하는 문화가 만연해 있다며, 대표기업 출현이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 중 1990년 이후 창업한 이른바 신생기업은 6개에 불과하다.
반대로 미국은 페이스북(2003년 창업), 구글(1996년 창업), 이베이(1995년 창업), 아마존(1994년 창업) 등이 신생기업이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기업으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기업 성장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이 위험 부담이 있는 기업금융보다 담보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가계금융 위주 경영활동을 펼친다고 꼬집었다. 국민·우리·신한 등 시중은행 CEO 이력을 분석한 결과, 8명 중 6명은 기업금융 경력이 가계금융 경력보다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사회 전반적으로 교사, 공무원 등 안정적 직업 선호 경향이 늘어난 것도 경제 성장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생 장래희망 1위는 교사인 반면ㅔ 중국은 기업가(베이징청소년연구소, 2012)로 나왔다.
이 부회장은 수요는 있으나 공급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는 ‘과소공급산업’ 육성론을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는 방안으로 제시했다. 규제를 해소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가 높은 산업에 도전을 유도함으로써 성공확률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산악비즈니스, 관광, 의료, 콘텐츠, 교육 분야 규제만 해소해도 약 100만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한미약품 임성기 회장을 실패를 용인하고 도전을 장려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한 회장은 ‘연구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경영철학으로 2003년부터 13년동안 30여명 연구진으로 ‘랩스커버리’ 기술에 몰두해 8조원 규모 기술 수출을 달성했다.
이 부회장은 “실패를 경험하더라도 영원한 실패가 아닌 재도전이 가능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 실패에 관용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