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LG·SK 4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 투자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뒷걸음쳤다. 30대그룹 중 투자가 작년 수준에서 멈춘 그룹이 3개, 감소한 그룹은 9개로 조사됐다.
작년 투자계획과 함께 발표됐던 채용계획 부문은 그룹들이 올해 채용계획을 아직 못 세웠거나 세웠던 기업조차 밝히기를 꺼려해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기업은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작년보다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섣불리 채용계획을 공개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30대 그룹 투자를 분야별로 살펴보면, 시설투자는 지난해보다 7.1% 늘어난 90조9000억원, 연구개발(R&D)투자는 0.1% 늘어나 전년과 비슷한 31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대기업은 기존 시설 투자와 아울러 노후 장비 교체·증설 등에 투자 상당액을 배정했다. 실패할 수도 있는 R&D투자나 신규 사업 추진보다 기존 사업 부문 신규 공장 설립 등이 주를 이뤘다.
KT는 기가인터넷 구축과 평창동계올림픽 통신망 구축에 각각 1900억원, 1000억원을 책정했다. 아파트·빌딩 기가서비스화와 평창동계올림픽 5G 시범망 구축에 활용된다.
포스코도 어려운 상황에도 철강 투자를 지속한다. 포항제철소 3고로 개수와 자동차도금강판 생산을 위한 광양제철소 7CGL 공장을 신설한다. 2017년까지 각각 4265억원, 2554억원이 투자된다.
현대중공업도 2014년부터 시작한 콘덴세이트 정제와 MX제조 프로젝트에 1조2000억원 투자를 책정했다. 올해 말 상업가동할 예정이다. 또 2018년까지 공유수면 매립공사에 1122억원을 쓸 계획이다.
한화는 여수산단 염소생산설비 증설에 올해 약 12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충북지역 태양광 공장 신·증설에 2100억원을 투자한다.
한진은 항공기 신규 도입을 위해 2조438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렌터카 차량 구매, 지상조업 장비 투자 등에 각각 280억원과 232억원을 쓸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도 A380 2기를 추가 도입하는데 올해만 6731억원을 투자한다.
CJ는 콘텐츠와 물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지속적 투자 의지를 보였다. 판권, 자체 투자 등 콘텐츠 사업 투자에 6700억원을 투자한다.
부영은 송도에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2019년까지 최대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테마파크 착공은 2017년 4월로 예정돼있다.
지난해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 시설투자에 앞장섰던 유통분야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규모가 줄어들었다. 신세계 그룹은 면세점 사업을 위해 2700억원을 투자하고, 현대백화점은 기존 백화점(천호) 증축에 2200억원을 투자한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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