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은 올해 경영여건이 지난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은 올 한 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조조정 등 경영 내실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전경련이 9일 공개한 30대 그룹 대상 ‘2016년 경영환경 전망’ 조사에서 대부분 기업(21곳)이 ‘사업구조조정 등 경영내실화’를 올해 최우선 경영전략으로 꼽았다.
‘연구개발(R&D) 투자 등 신성장동력 발굴’이라고 답한 기업은 7곳에 불과했고 ‘환율변동 등 경영위험 관리’ ‘시장점유율 확대 등 외형성장’이라고 밝힌 기업은 각각 1곳이다.
30대 그룹 투자계획을 살펴봐도 전체 투자 금액은 늘었지만, 대부분이 시설투자에 몰렸다. 연구개발(R&D) 투자는 0.1% 늘어나는데 그쳤다. 기업은 공격적 투자보다 방어적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조사에 따르면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원인으로 수출 부진을 꼽은 기업이 9곳으로 가장 많았다. 채산성 약화, 금리·환율 변동이 그 뒤를 이었다. 우리나라 수출액은 2015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다.
30대 그룹 중 올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단 1곳뿐이었다. 나머지 29곳은 올해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시점에 대해선 2018년 이후로 답한 기업이 17곳으로 가장 많았다. 2017년이라고 밝힌 기업은 12곳이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처음 세계교역량이 감소했다”며 “경영환경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선제적 투자를 늘리며 위기극복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30대 그룹 투자집행율은 92.6%였다. 당초 계획한 규모보다 7.3%P 적게 투자했다. 중국발 경제쇼크, 경기 침체 등으로 실제 투자가 계획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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