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대신, 응팔 택이가 알파고랑 붙을 차례···

이세돌 9단 대신, 응팔 택이가 알파고랑 붙을 차례···

“재주는 이세돌이 넘고 돈은 구글이 번다(?)”

[전자신문인터넷 소성렬기자] 인간을 대표해 인공지능과 대결에 나선 이세돌 9단이 결국 2국에서도 무릎을 꿇었다. 이세돌 9단은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였지만 백 불계패했다.

반면 자회사를 통해 알파고를 개발하고, 인류 대표 바둑 천재 이세돌과의 대국을 성사시킨 구글 측은 최소 1000억원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이번 행사에 100만달러를 포함해 진행비용으로 20억여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기의 대결인 만큼 이번 대국을 접한 네티즌들도 SNS 등에 각종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명지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김정수 교수는 9일 대국을 보고 페이스북에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꺾다.. 아니다, 이세돌이 다시 실력발휘 할거다.. 뭐 이런 대국 결과에 대한 논쟁만이 즐비한데요, 사실 이번 대국의 승자는, 결과에 상관없이 애초부터 구글 이잖아요? 거의 공짜로 전세계인 대상의 엄청난 마케팅 이벤트를 하고 있으니...”라는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이어 “나스닥에 상장된 구글의 시가총액은 2016년 1월 기준으로 약 5,000억달러, 인터브랜드에서 발표한 2015년 구글의 브랜드 가치는 1,200억달러 라고 하는데요, 지금까지의 구글의 무형자산가치의 핵심이 ‘검색기술’ 이었다면, 이번 대국을 통해 최고의 ‘인공지능기술’ 기업으로 포지셔닝 하게 되면서(최소 한번 이세돌에게 이긴 것만으로도), 향후 3년 이내에 최소 100억불에서 500억불 수준의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네요..(구글이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면서 만든 지주회사명이 알파고의 사촌형 뻘 되는 알파벳 이란 것도 고도의 네이밍 전략 인 듯..) 이런 엄청난 ROI가.....쩝..”이라고 의견을 표명했다.

아울러 김 교수는 “그런데, 대국을 주선한 우리나라는 뭐를 얻는 건지 아리송하네요... 한국기원은 왜 이런 이벤트 제안을 받아들인 걸까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뙤놈이 번다던 옛 말이 생각나네요.. 구글은 알파고를 세계최고로 입증하려면 반드시 이세돌을 넘어야 하는 거였지요. 그런데 이세돌은 이렇게 쉽게 넘어갈 기회를 줄 필요가 있었을까요? 이기면 당연..지면 멘붕 인데...” 라며 이벤트 제안을 받은 이세돌 9단과 한국 기원 대해 안타까워 했다.

김 교수는 끝으로 “구글의 기업가치 이득을 고려하면 파이팅 머니가 최소한 1억불은 되어야 하는 거였어요.... 한국 바둑계의 미래를 키우고, 한국 인공지능기술 발전에도 이바지 할 수 있도록... 구글은 그래도 이득이지요. 협상을 잘 했으면 좋았을 것을... 아뭏든, 남은 대국, 이세돌이 적어도 3:2로 이겨서 알파고가 한 수 더 배우고 오게 하고, 담번에는 대국 개런티 1억불 아니면 안 받는 걸로 합시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청풍메모리얼파크 김광수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是日也放聲大哭’라는 제목을 달고 “이세돌의 패착 가운데 하나는 우하귀 흑 123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근데 이건 그냥 패착이 아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중앙 대마를 다 잡아서 감히 사람에게 도전한 인공지능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보겠다는 노림이 숨어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조금은 유리한 후반에서 그런 수는 둘 필요가 없지 않았을까. 결국 이번 판은 인공지능을 얕잡아 봐서 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트위터 이용자 @kangdk는 “인간을 모사한 알파고 방식을 인간이 다시 따라해 본다면, 이렇게 살면 될 것 같다: 1)일단 기초를 튼튼히 하고 2)반복적인 실전연습을 거치며 자기만의 기준을 세운 뒤 3)그 기준을 감정에 관계없이 굳게 지키며 4)실패로부터 끝없이 배운다. 참 쉽다”며 글을 포스팅 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kang_hun @good_hun은 “이세돌 9단 대신, 택이가 알파고랑 붙을 차례..” 라는 글을 올려 이세돌 9단의 2패를 아쉬워 했다.

포털 이용자 tachyon는 “알파고의 일방적인 승리는 없을 듯 더 많은 경우의 수를 프로그래밍하기 위해 승률을 51% 정도로 조절하겠지. 이세돌 승패와 상관없이 이건 구글의 투자대비 효율 갑의 완승”이라고 댓글을 올렸다.

소성렬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