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업계 수익성 양극화…"사업 다각화해야만 이익 남기는 구조"

도시가스 업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케티이미지뱅크
도시가스 업계 실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케티이미지뱅크

도시가스업체가 작년 실적 앞에 희비가 갈렸다. 매출은 다 같이 떨어졌지만, 영업이익은 사업 특성에 따라 차이가 뚜렷했다. 사업 다각화 여부가 수익성을 결정짓는 주요인으로 떠올랐다.

14일 도시가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 실적은 양극화가 극명했다.

실적 개선에 성공한 기업은 사업 다각화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성에너지 지난해 매출은 8754억원으로 전년 대비 1915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7%(153억원), 7.9%(137억원)씩 늘었다. 도시가스 판매량이 소폭 증가한 가운데 그동안 부진했던 구역전기사업(CES) 부문이 흑자전환하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삼천리의 지난해 매출은 3조6679억원으로 전년 대비 684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618억원(226.4%) 늘어난 891억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도 372억원으로 전년보다 256억원 늘었다. 도시가스사업 수익성은 악화됐지만 민간발전 자회사인 에스파워 영업이익 반영이 크게 작용했다. 에쓰파워는 신규 발전사업자로 가동률이 높아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았다.

도시가스 업계는 주력인 LNG판매 사업이 정체를 사업 다각화로 극복하고 있다. 에스파워 안산복합화력발전소.
도시가스 업계는 주력인 LNG판매 사업이 정체를 사업 다각화로 극복하고 있다. 에스파워 안산복합화력발전소.

예스코는 매출이 전년 대비 1906억원 줄어든 1조2007억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네 배 늘은 174억원, 당기순이익은 194억원으로 선방했다. 건설·PC 제조사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반면에 도시가스 고유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은 손실이 컸다. 저유가로 경쟁연료에 수요를 뺏긴 산업용 도시가스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산업용이 전체 공급량 약 80%를 차지하는 경동도시가스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조원이나 줄어든 1조604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전환했다. 주력 공급처인 울산 산업단지 입주 기업 대다수가 벙커-C 등으로 연료 전환하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비슷한 구조인 인천도시가스도 1800억원 이상 매출이 줄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7%, 69.2% 감소했다. 서울도시가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24억8000만원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24.2%나 줄었고 공급비용 인상요인을 판가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손실을 키웠다.

우리나라 도시가스 판매량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도시가스 판매량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시가스 도입 이래 지난 2014년 처음으로 국내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뒤 지난해에도 추세가 이어졌다”며 “저유가로 매출까지 감소해 전반적 사업환경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하락에 따라 뒤늦게 가격 하락이 이러져 내년 경쟁력이 다소 상승할 순 있겠지만 도시가스 사업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사업 구조로는 큰 폭 수익성 개선을 이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누적 전국 도시가스 판매량은 172억1476만㎥로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2014년 전년 대비 7.8% 줄어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1985년 이후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요 도시가스기업 2015년 실적(단위:억원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요 도시가스기업 2015년 실적(단위:억원 /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