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시작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각계 전문가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이 불러온 인공지능(AI) 바람이 일회성 이벤트에 끝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민간 생태계 활성화, 규제 완화, 투자 내실화 등을 주문했다.
◇“국민 체감형 프로젝트 추진해야”(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AI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는 것을 세계가 확인했다. 대중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여기서 끝나면 안 된다. AI는 하나의 집 짓는 도구다. 우리에게는 집 짓는 도구와 기술도 일부 있다.
정부는 국민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체감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한 맞춤형 복지시스템, 건강 상담 AI 로봇 등이다.
◇“규제 개선으로 생태계 활성화해야”(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규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AI 구현에 필요한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과 관련한 규제 개선이 시급하다. 현재 국내 법·제도는 AI 혁신을 가로막는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규제가 심각하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AI 생태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기술 개발보다는 오픈소스를 활용한 챌린지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대기업의 적극 투자 맞물려야”(이영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영국 런던에서 시작된 작은 테크 스타트업 딥마인드가 일약 글로벌 스타 기업으로 떠올랐다.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회사와 개발자 역량을 알아본 구글의 안목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수 인재가 기술 창업을 시도하면 가능성에 대한 투자로 이어져서 선순환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벤처 창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맞물려 대기업의 적극 투자가 요구되는 이유다.
◇“민간 주도 연구개발 환경 만들어야”(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정부가 `부화뇌동`하지 않아야 한다. AI가 이슈화됐다고 즉흥으로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 정부는 마중물을 대는 역할만 하고 민간 주도로 진행해야 한다. AI 같은 기술에 평가지표를 들이대며 성과를 내놓으라고 재촉하면 안 된다. 다양한 응용, 시범사업을 발굴해야 한다.
구글의 마케팅 전략은 뛰어났다. 한순간에 AI 분야에서 구글만 보이는 상황이 됐다. 회사의 가치와 평판을 단숨에 높이는 훌륭한 전략이었다.
◇“SW개발자 양성 중요성 각인시켜”(조현정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장)
4차 산업혁명을 인식하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AI라고 부르지만 결국 소프트웨어(SW)다. 산업, 생활, 일자리 변화가 AI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SW를 타고 더 큰 위기와 기회가 온다. SW 고급개발자 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알게 됐다. 개발자를 대우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원자는 많지만 쓸 만한 개발자가 없다`는 미스매칭 문제를 해결해야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 된다.
이호준 SW/콘텐츠 전문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