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팹리스 반도체 업체가 미국 경쟁사를 밀어내고 삼성전자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 시리즈에 터치키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칩을 독점 공급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어보브반도체는 갤럭시S7 시리즈에 8비트(bit) 터치키 구동용 MCU 칩을 납품했다. 터치키는 스마트폰 중앙 홈버튼 좌우측에 위치한 키를 의미한다. 터치키 MCU는 손가락이 닿았을 때 조명을 켜고 최근 사용한 앱을 띄우거나 뒤로가기 기능을 수행하도록 돕는다. 갤럭시S6 시리즈까지 미국 C사가 삼성전자에 터치키 MCU 칩을 공급했다.
어보브반도체는 그간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에 터치키 MCU 칩을 공급했던 적이 있으나 프리미엄S 시리즈에 납품을 성사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보브반도체는 지난해 연말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순차 출시하고 있는 중급형 스마트폰 뉴 갤럭시A 시리즈에도 터치키 MCU를 단독 공급했다. 해당 제품은 터치 센서와 MCU를 하나로 통합한 원칩 형태다. 설계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원가 절감에 큰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와 A시리즈 출하량은 연간 수천만대에 이르는 만큼 단가가 낮은 8비트 MCU 칩이라 하더라도 회사 실적 향상에 상당한 보탬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는 관측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 전략 제품 다수에 칩을 단독으로 공급했다는 사실은 향후 신규 고객사를 발굴할 때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유력 업체를 누르고 터치키 MCU를 단독 공급했기 때문에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어보브반도체는 국내 몇 안되는 MCU 칩 전문 팹리스 업체다. 2006년 1월 매그나칩반도체(옛 하이닉스반도체 시스템반도체사업부, LG반도체 전신)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부문이 분사해 설립, 2009년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가전제품, TV, 모바일 MCU 등 400여종 전자제품에 탑재되는 MCU를 공급한다. 최근 고부가 32비트 MCU 영업력을 강화하는 한편 블루투스로에너지(BLE) 시스템온칩(SoC) 등을 개발하며 사물인터넷(IoT)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969억원, 영업이익은 65억원이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