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에 `각도 과학` 담았다...`네모반듯 사각 가전은 가라`

각도기 ⓒ게티이미지뱅크
각도기 ⓒ게티이미지뱅크

가전에서 `각도 과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90도 네모반듯한 가전에서 탈피해 사용자경험(UX)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가전제품 곳곳에 디자인 각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주요 전략 가전 제품 디자인 각도와 사용성을 강조하며 마케팅을 하고 있다. 수백 번 이상 고객 제품 테스트를 걸쳐 고객이 사용하기 가장 편리하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무풍에어컨은 송풍구에서 바람이 불어나오는 각도를 의도적으로 3도 기울어지도록 디자인했다.

바람이 3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나오기 때문에 각도를 달리해 활을 쏘면 더 멀리 나가는 것과 같이 바람도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 송출구가 3도 기울어져 있어 바람이 포물선 형태로 불어 바람 확산성과 직진성(물질이 널리 뻗어나가는 성질)을 높여 짧은 시간 내 공간을 시원하게 만든다.

삼성 무풍에어컨. 바람이 3도 기울어져 나와 확산성을 높였다. <사진 - 전자신문>
삼성 무풍에어컨. 바람이 3도 기울어져 나와 확산성을 높였다. <사진 - 전자신문>

삼성전자 최신 노트북PC인 노트북9은 기기가 180도로 완전히 펴진다.

삼성전자 최신 노트북PC인 노트북9은 기기가 180도로 완전히 펴진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최신 노트북PC인 노트북9은 기기가 180도로 완전히 펴진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기존 노트북이 180도 보다 작은 각도까지 펼쳐 화면이 주로 노트북 사용자를 향했지만 180로 펴진 `컨설팅모드`에서는 여러 사람이 태블릿PC를 깔아놓은 듯 편하게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세탁기 두 대가 하나의 곡선으로 일체된 LG전자 트롬 트윈워시는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꺼내기 쉽게 6도 기울어진 디자인을 적용했다.

세탁기 두 대가 하나의 곡선으로 일체된 LG전자 트롬 트윈워시는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꺼내기 쉽게 세탁기 앞부분을 6도 기울어진 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진 -LG전자 제공
세탁기 두 대가 하나의 곡선으로 일체된 LG전자 트롬 트윈워시는 허리를 숙이지 않아도 세탁물을 넣고 꺼내기 쉽게 세탁기 앞부분을 6도 기울어진 디자인을 적용했다. 사진 -LG전자 제공

제품은 올해 세계 4대 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와 `IDEA 2015`,일본 굿 디자인상 등을 수상했다.

LG 퓨리케 어정수기는 사용 버튼 등이 담긴 조작부를 수평 대비 7.5도 세웠다.

LG퓨리케어 정수기는 사용 버튼 등이 담긴 조작부(맨위 검은 둥근 부분)를 수평 대비 7.5도 세웠다. 사진 - LG전자 제공
LG퓨리케어 정수기는 사용 버튼 등이 담긴 조작부(맨위 검은 둥근 부분)를 수평 대비 7.5도 세웠다. 사진 - LG전자 제공

시제품을 직접 테스트한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이 조작부가 각도 없이 평평하면 키가 작은 아이나 손톱이 긴 사람이 이용하기 불편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형원 LG전자 H&A디자인연구소 소형가전팀 책임연구원은 “수많은 고객 사용성 조사를 거쳐 다양한 각도를 적용한 결과 `황금 각도`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 경사드럼 세탁기는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세탁물을 편히 꺼낼 수 있도록 드럼통 기울기를 10도 올리고 조작부 버튼을 40도 위치로 끌어 올렸다. 보통 드럼세탁기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쭈그려 앉아 빨래와 세제를 넣고 조작부를 다뤄야 하는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숱한 실험을 거쳐 드럼세탁기 운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서서 드럼세탁기를 이용할 수 있는 최적 각도를 찾았다.

컨트롤 판넬을 40도 올려 사용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기를 사용할수 있게 했다 사진 - 동부대우전자 제공
컨트롤 판넬을 40도 올려 사용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기를 사용할수 있게 했다 사진 - 동부대우전자 제공

집안 일에서 오는 허리 부담은 줄고 앉았다 일어날 때 발생하는 무릎관절 무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인체공학 설계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 각도가 1도만 달라져도 고객 사용성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을 각 기업이 공감하고 있다”며 “소비자 실제 사용성과 불편함 등 실생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감성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이 같은 가전 기업 `각도 과학`과 마케팅은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에 `각도 과학` 담았다...`네모반듯 사각 가전은 가라`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