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내년 전기차산업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주파`를 자신했다. 제주에만 모두 2만2000대 전기차가 달리게 된다. 공용버스 53대도 전기차로 교체한다.
전기차 티핑포인트란 선도적 보급·활용 단계를 넘어 대중화·일반화 단계 진입을 의미한다. 정부 지원 없이도 민간 투자가 일어나고 각종 연계시장이 열리며 폭발적 성장이 시작되는 변곡점이다.
원희룡 지사는 `국제전기차엑스포(IEVE) 2016`에서 본지와 만나 내년 말 누적 2만2000대 전기차를 보급해 자생적으로 수익이 보장되는 전기자동차 시장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제주도 등록차량 37만대 기준 6%로, 일반차 대비 5%부터는 급격화되는 사용문화 변화가 일어난다. 일반 도로를 달리면서 20대 중 1대 꼴로 전기차가 보이기 시작하면 `전기차가 우리 생활에 완전히 자리잡았구나`하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전기차 대중화는 대중교통 투입과 마이크로 전기차 활용 확대에 초점을 맞춘다.
우선 제주·서귀포시가 운영하는 공용버스 53대를 전기버스로 교체한다. 이미 서귀포에는 전기버스 두 대가 일반노선에 투입돼 달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서귀포 민간 버스사업자가 운영하는 23대 버스가 전부 전기차로 교체되면 제주 민관 운영 전기버스 76대가 도민을 실어나른다.
시 운영 공용버스 전기버스 교체 프로젝트는 산업통상자원부 제안을 원 지사가 받아들이면서 급진전됐다.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 올레길 주변도로에는 마이크로 전기차가 달린다. 중앙정부 차량 분류 확정 이전에라도 도내 규정을 바꿔 마이크로 전기차를 투입할 방침이다.
올레길에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르노 `트위지(Twiz)` 등 마이크로 전기차를 다니게 하고 장애인 등 교통약자를 위해 성산일출봉 등 관광명소에도 단거리 관광용 차량으로 투입한다.
원 지사는 “상용버스를 전기버스로 바꾸고 올레길에 마이크로 전기차를 다니게 하면 전기차 인식이 확 달라질 것”이라며 “(티핑포인트를 넘어서면) 보조금에 의존해 전기차를 사는 게 아니라 소비자가 전기차를 이용하는 게 더 좋다고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전기차 티핑포인트를 지난 후 시장 생태계와 선순환 활용 구조를 만들기 위한 시장 동기부여형 정책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일반 운전자뿐만 아니라 렌터카, 카셰어링 이용자에게 전용 무료 주차장 제공과 중고차 시장 등 전기차 잔존가치 보존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로 활용하도록 하는 등 육성 정책도 연내 추진한다. 지금까지 100대 차량을 보유해야 내줬던 렌터카 사업권을 전기차에 한해 60대로 낮춰주기로 했다.
원 지사는 “지금까지는 중장기적 비전 제시나 방향 전환형 노력이 다각적으로 있어 왔다”며 “앞으로는 시장이 만들어지면 자동적으로 관련 민간 투자와 기술 개발, 인력 양성이 일어나는 구조적 진화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금까지 보급된 전기차 2800대 이외에 올해 민간 보급 대수 4000대를 완료한 후 내년에는 1만5000대 보급계획을 잡았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