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 `프리우스`가 국내 최고 도심연비를 구현하면서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기아자동차 `니로` 등 하이브리드 전용차 주도권 싸움이 격화된다. 아이오닉은 낮은 가격과 국내 최고 복합연비를 강조하고 니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점인 공간활용성을 특징으로 내세운다. 프리우스는 주행 중 엔진 개입을 최소화시켜 한 차원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주행성능이 강점이다.
23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현대차 2만2596대, 기아차 6505대, 한국지엠 44대, 토요타·렉서스 9039대, 그 외 수입차 747대 등 총 3만8978대가 판매됐다. 이는 종전 최대 실적이었던 2012년 3만8343대보다 635대 많은 것으로,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뛰어넘은 것이다.
기존 국내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쏘나타 HEV, K5 HEV, 그랜저 HEV, 렉서스 ES300h 등 내연기관 차량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이 주도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이오닉 HEV, 4세대 프리우스, 니로 HEV 등 하이브리드 전용차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이브리드 시장이 6만대가량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리드 전용차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현대차 아이오닉이다. 아이오닉은 국내 최고 복합연비 22.4㎞/ℓ를 구현했다. 연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차체 중량을 줄이기 위해 보닛과 트렁크 도어에 알루미늄을 적용하고 초고장력강판(인장강도 60kg/㎟급 이상)을 53% 적용했다. 그 결과 공차중량이 동급에서 가장 가벼운 1380㎏에 불과하다. 토요타그룹 새로운 차체인 `TNGA`를 적용한 4세대 프리우스(1390㎏)보다도 10㎏ 가볍다.
프리우스는 복합연비(21.9㎞/ℓ)에서 아이오닉에 뒤졌지만 도심연비는 국내 최고인 22.6㎞/ℓ를 구현했다. 프리우스는 최고속도 시속 110㎞까지 전기모터 주행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THS)`를 적용했다. 도심주행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아이오닉도 유사한 세팅을 적용했지만 낮은 RPM에서도 엔진개입이 많아 도심연비가 프리우스에 0.1㎞/ℓ 뒤진다. 니로는 연비 인증을 아직 마치지 않았지만 공인연비가 아이오닉 대비 5~10%가량 뒤질 것으로 전해졌다.
공간활용성은 프리우스가 아이오닉을 크게 앞선다. 프리우스는 전장 4540㎜, 전폭 1760㎜, 전고 1470㎜로 준중형차 수준이다. 반면 아이오닉은 전장이 프리우스보다 70㎜ 짧은 4470㎜로, 소형차 수준이다. 니로는 전장(4355㎜)이 세 모델 중 가장 짧지만 동일한 휠베이스 길이(2700㎜)와 높은 전고(1545㎜) 덕분에 가장 넓은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공간은 제원상 아이오닉(750리터)이 프리우스(502리터)보다 크지만 공간 활용도는 프리우스가 앞선다. 프리우스는 배터리를 뒷좌석 밑에 장착, 트렁크 면을 낮게 만들어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다. 니로는 트렁크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프리우스와 비슷한 수준을 제공한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아이오닉과 니로가 프리우스를 압도한다. 아이오닉 시판가격은 2295만~2755만원, 풀옵션을 장착하면 2478만~3158만원이다. 니로는 2317만~2741만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예정이다. 반면 프리우스는 3260만~3890만원이다.
현대차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아이오닉을 1만5000대 가량 판매할 계획이다. 올들어 2월까지 판매량은 1804대로, 목표치에 많이 모자란다. 프리우스 판매 목표는 올해 2000대다. 니로는 글로벌 판매목표로 6만5000대를 설정했고 국내에서 약 30%가량을 소진할 계획이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