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트렌드] 세계 100억달러 생체인식 시장, `홍채가 보배`인 세상이 `눈` 앞에

[핫트렌드] 세계 100억달러 생체인식 시장, `홍채가 보배`인 세상이 `눈` 앞에

얼굴 안 되면 홍채로 하지 말입니다

지금까지 지문 인식 기술이 100억달러에 달하는 생체 인식 세계 시장을 주도해왔다. 홍채 인식과 정맥 인식보다 보안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지문 인식이 시장을 주도해온 이유는 빠른 속도와 편리성, 저렴한 가격 덕분이다. 하지만 홍채 인식도 사용이 편리해지고, 가격이 싸져 생체 인식 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보안성 가장 뛰어난 생체 인식은 `홍채 인식`

생체 인식은 지문, 홍채, 얼굴(안면인식) 등 개인 생체 정보를 활용한 보안 기술을 뜻한다.

홍채 인식은 적합한 품질의 눈 영상을 획득해 홍채 영역 및 특징 추출, 홍채 코드 생성, 특징 일치 여부 판단 등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지문 인식은 손가락 지문 특성을 기존에 등록한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현재 가장 대중적 생체 인식 방법이다. 안면 인식은 눈, 코, 입 등 얼굴 요소의 특징을 통해 사용자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 중 보안성은 홍채 인식이 가장 높다. 쌍둥이도 홍채가 전혀 다르며 한 사람의 왼쪽, 오른쪽 눈의 홍채 또한 다르기 때문에 보안성이 가장 탁월한 생체 인식 기술로 꼽힌다. 죽은 이의 홍채나 인쇄된 홍채 패턴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생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모양이 완성되며, 그 이후에는 평생 변하지 않는다.

반면에 지문 인식은 타인을 잘못 인식하는 타인 수락률이 높고 위·변조가 가능해 보안성이 떨어진다. 얼굴 인식도 타인 수락률이 높다. 사진이나 동영상을 도용해도 인식될 수 있다.

분별력을 보면 얼굴 인식은 1000명과 비교 시 한 번 오류가 날 확률이 있다. 지문 인식은 1만명과 비교할 때 한 번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홍채 인식은 한쪽 눈만 활용 시 1백만명과 비교할 때 한 번 오류가 날 확률을 가진다. 양쪽 눈을 활용하면 1조명과 비교할 때 한 번 오류가 발생할 확률을 가진다. 그만큼 지문 인식, 얼굴 인식보다 홍채 인식 분별력이 뛰어나 보안성이 높다는 뜻이다.

보안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장점에 최근 사용 거리 확장과 얼굴인식, 지문 인식과 가격 격차가 많이 줄어들어 홍채 인식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와 해외 시장 상반된 분위기…정부 적극적 지원 필요

이 같은 상황에도 홍채 인식에 국내와 해외 시장 분위기는 차이가 있다.

인도, 인도네시아, 이라크, 아프리카에서는 정부 주도로 지난 10년간 홍채 인식을 기반으로 전자주민등록증사업을 펼쳤다. 두바이, 캐나다, 영국, 미국 등은 공항 출입국 관리에 외국인 신분 확인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최근 3년 전부터는 미국 병원의 환자 신원 확인을 위한 헬스케어 사업과 도미니카 공화국 비멘카은행 신원확인 송금서비스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눈에 띄는 국가는 인도다. 지문이 없어 본인 확인이 불가한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다. 한 가지 생체 인식 방법만으로 완벽하게 신분 확인을 할 수 없기에 지문, 얼굴, 홍채를 모두 등록하게 하고 있다. 2010년부터 전체 국민에게 생체 인식 정보를 등록하고 12자리 번호를 가진 신분증을 발급하고 있다.

반면에 국내 홍채 인식 시장은 미약하다. 지문 인식으로 보안이 불가한 제한된 분야에서만 활용됐다. 2014년부터 핀테크 기술이 급부상하면서 산·학·연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홍채 인식에 정부 및 금융권 제도 개선과 지원으로 관련 산업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해 홍채 인식 활용이 늦은 만큼 정부 중심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권에서는 본격 시행을 위해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문 인식 시 접촉해야 하는 불편함, 모바일 시장 홍채 인식과 얼굴 인식 발전으로 인한 지문 인식 대체, 지문 인식이 활용될 수 없는 분야 증가로 변화가 예상된다”며 “몇 년 내로 홍채 인식 시장 점유율이 지문 인식 시장 점유율을 압도해 생체 인식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핫트렌드] 세계 100억달러 생체인식 시장, `홍채가 보배`인 세상이 `눈` 앞에

◇홍채 인식 대표 기업…씨엠아이텍, 아이리스아이디, SRI, 아이록

홍채 인식 개발과 관련해 국내 기업은 씨엠아이텍, 아이리스아이디가 눈에 띈다. 해외에는 SRI, 아이록이 대표적이다.

씨엠아이텍 EF-45는 세계 최초 얼굴 인식과 홍채 인식이 동시에 가능한 비접촉식 제품이다. 국제표준규격(ISO-19794-6)을 지원하며 양쪽 눈을 인식할 수 있다. 카메라가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해 홍채를 인식한다. 타 기업 제품이 거울을 보며 인식하는 것과 달리 스마트폰과 유사한 셀피(Selfie) 기능으로 LCD를 보며 인식한다. 얼굴 인식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지문 인식이 주도하는 생체 인식 시장에 변화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씨엠아이텍은 올해 초 마젤란기술투자, SBI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캐피탈로부터 25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미국 웨스턴 유니언 및 M2SYS 등 은행 및 병원에 홍채 인식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도 전자주민증 사업에 씨엠아이텍 제품이 활용됐다. 국내에서는 에스원 및 ADT 캡스가 씨엠아이텍 고객사이고 해외 16개국에 45개 고객사가 있다.

아이록은 초속 1미터로 이동하는 사람의 홍채 정보를 1~2m 거리에서 분당 50명을 처리할 수 있는 고가의 H박스와 출입통제용인 나노-TS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국제 표준을 지원하지 않고 화질이 떨어지며 미국시장에 많이 보급된 나노 제품과 달리 H박스는 고가인 탓에 판매량이 적다.

SRI는 홍채/얼굴 등록기 랩ID캠과 출입통제 기기 N글랜스, 걸어가는 사람의 홍채를 인식하는 패스포트, 자동차 출입통제 기기 패스트루 등 제품이 있다. 하지만 높은 가격이 설정돼 있다. 최근 삼성과 협업 발표로 주목받았다.

김제이기자 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