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TV 홈쇼핑 성장 둔화...`마땅찮은 돌파구`

[이슈분석]TV 홈쇼핑 성장 둔화...`마땅찮은 돌파구`

홈쇼핑 업계가 성장 정체기에 빠졌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N스크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언제 어디서나 방송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면서 `잠재 고객`인 실시간 TV 시청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홈쇼핑 고객은 점차 언제 어디서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모바일 쇼핑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홈쇼핑은 T커머스가 등장하면서 TV 플랫폼에서도 우위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치솟는 유료방송 송출 수수료는 수익 악화를 예고하고 있다. 홈쇼핑업계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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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맞이한 홈쇼핑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개 홈쇼핑업계가 기록한 총 취급액(거래액)은 14조969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3조9531억원) 대비 7.3% 증가했다. 2010년 이후를 기준으로 처음으로 한 자릿수 성장률에 머물렀다.

2015년 홈쇼핑업계의 총 취급액은 15조8063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같은 해에 개국한 공영홈쇼핑의 취급액 1500억원을 합해도 대동소이하다. 전년과 비교하면 불과 5.6%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내수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주요 소비자인 유료방송 가입자 수 정체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백수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동이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킨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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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홈쇼핑 사업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락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오쇼핑은 각각 전년 대비 2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이 줄었다. NS홈쇼핑은 업계에서 가장 적은 17억원이 감소, 대체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홈앤쇼핑은 백수오 파동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집계한 2014년 홈쇼핑업계(공영홈쇼핑 제외)의 총 영업이익은 7143억원이다. 전년(6856억원)보다 4.3% 상승, 최근 6년(2009~2014년) 동안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5년 총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업계에 사상 처음 마이너스 성장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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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IPTV, 위성방송 등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도 홈쇼핑업계를 옥죄고 있다. 송출수수료 규모가 홈쇼핑 영업이익을 넘어설 만큼 매년 가파르게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총 4092억원이던 송출수수료는 2014년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홈쇼핑업계는 모바일 등 수익구조 다각화에 따라 송출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료방송 망을 이용하지 않는 모바일 및 인터넷 거래액을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일부 케이블TV 사업자는 홈쇼핑업계의 요청을 받아들여서 주요 사업자와 전년 대비 3~5% 송출수수료를 내리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인상 방침을 고수하는 사업자가 다수 남아 있어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홈쇼핑업계는 티브로드, CMB 등과 2015년도분 송출 수수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인수합병(M&A)에 따라 다음 달 이후 협상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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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모바일 태풍에 요동치는 홈쇼핑

2014년 취급액 기준 업계 2위이던 CJ오쇼핑은 지난해 4위로 내려갔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저수익 상품 판매를 대거 중단했기 때문이다. 전체 상품 수가 줄면서 거래액도 그만큼 하락했다.

홈쇼핑업계는 통상 취급액으로 업계 순위를 가늠한다. 각 사업자가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했는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급액은 홈쇼핑 사업자가 고객에게 판매한 금액이다. 고객이 특정 홈쇼핑에서 1000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면 해당 상품 취급액을 1000원으로 집계하는 방식이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위를 꿰찼다. TV 취급액은 전년 대비 3.5% 성장에 그쳤지만 모바일 취급액은 무려 109.2% 급증했다. 모바일쇼핑 사업이 TV 홈쇼핑 사업자 시장 순위를 좌우할 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한 셈이다.

수년 동안 업계 수위를 지키고 있는 GS홈쇼핑도 상황은 같다. 지난해에는 모바일 쇼핑 취급액 1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43.6% 늘었다. 반면에 TV 쇼핑 취급액은 -3.1% 역성장했다. 모바일쇼핑이 전체 취급액 3조원 이상을 유지하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5조8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12조7410억원) 3조원 이상 늘었다. 이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7조38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조8830억원에서 두 배가량 폭증했다. 취급액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TV 홈쇼핑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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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스마트폰 조작에 익숙한 10~30대 젊은 연령층이 모바일 쇼핑 시장 활성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직장, 학교 등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실시간 TV 방송 중심의 홈쇼핑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객층이다. 홈쇼핑업계가 온라인쇼핑 사이트를 구축하고 모바일 앱을 개발하는 등 TV 이외의 판매 플랫폼 다변화에 나서는 이유다.

홈쇼핑 관계자는 “홈쇼핑 산업은 내수 불황 장기화, 소비심리 저하, 온라인·모바일 쇼핑 대중화에 따른 고객 구성의 변화 등 복합 요인에 따라 변곡점에 들어섰다”면서 “온·오프라인 시장의 경계가 없어진 쇼핑 트렌드에 따라 홈쇼핑도 TV에서 벗어나 백화점, 대형마트,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에 대응할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