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접어든 LCD 가격, 대형 중심으로 경쟁구도 재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거래가격 하락세가 눈에 띄게 완만해졌다. 2분기 중 소폭 반등도 기대할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급 과잉은 이어질 전망이어서 부가가치가 높은 40인치 이상 대형 패널 중심으로 면적당 출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3월 하반월 기준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주춤해졌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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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위츠뷰 가격 데이터에 따르면 TV용 55인치 UHD 오픈셀 패널 평균 가격은 190달러로 지난 상반월 대비 1.6%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던 32인치 패널은 52달러로 상반월과 동일한 가격대를 유지했다. 40인치 UHD 패널도 93달러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모니터와 노트북용 패널 가격 하락폭도 한 자릿수 초반 혹은 소수점대 하락에 그쳤다. 모니터용 27인치 패널은 평균가격 95달러로 0.8% 하락했다. 노트북용 14인치와 11인치는 각각 1.2% 떨어지는데 그쳐 전반적으로 LCD 가격 하락세가 완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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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패널 가격이 이미 저점을 찍고 2분기부터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만 지진, 일부 패널 제조사 수율 하락 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 큰 폭은 아니지만 가격 상승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더 이상의 가격 하락보다 추후 상승폭이 얼마나 될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 TV 수요가 하향세고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으로 TV시장이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완전히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여전히 8세대 패널 공급량을 늘려 공급 과잉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출하 대수에서 출하 면적으로 경쟁 구도가 변할 것으로 보인다. 패널 제조사는 TV 수요가 줄어든 만큼 부가가치가 높고 면적 당 생산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면적 패널 중심으로 제품 전략을 짜는 게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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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패널 제조사 대부분이 주력 제품인 32인치 물량을 줄이고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군 비중을 늘렸다. BOE와 차이나스타(CSOT)는 32인치 패널 제품 생산비중이 70%였으나 60% 수준으로 줄이는 대신 55인치 등 대형 제품군 위주로 전략을 다시 짰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격 하락이 8세대 중심의 대형 패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50인치 전후 패널이 30~40인치대보다 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모양새다.

김병주 SNE리서치 이사는 “3월에 50인치 전후 패널 가격이 전월보다 5달러까지 하락했는데 이는 LCD 제조사가 대형과 프리미엄 제품 공급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TV 제조사가 올해 신제품을 내놓고 있고 중국 노동절, 브라질 올림픽 등을 앞두고 2분기와 3분기에 패널 수요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2분기 중 가격이 반등하고 실적도 3분기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윤성 IHS테크놀로지 상무는 “당초 32인치 패널이 올해 가장 높은 공급초과율(125%)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대형 중심으로 이동이 빨라져 1분기 기준으로 105%에 그쳤다”며 “같은 세대에서 면적당 이익률이 높은 대형 제품군으로 이동이 빨라져 하반기에는 65인치 제품 가격도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6년 3월 LCD 패널 평균가격(자료: SNE리서치)
2016년 3월 LCD 패널 평균가격(자료: SNE리서치)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