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3조6959억원을 집행했다. 2013년 이후 3년 연속 R&D에 3조원 이상을 투입한 것.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주로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투자를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현대차그룹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R&D 비용으로 현대차 2억1724억원, 기아차 1조5235억원 등 총 3조6959억원을 사용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3조3989억원을 집행한 2014년보다 8.7% 가량 증대된 것이다. R&D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0.1% 포인트 증가한 2.6%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3년 이후 13년 연속 투자비용이 늘어났고, 기아차는 2010년 이후 6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사상 처음으로 R&D 투자비용이 3조원을 넘은 이후 3년 연속 투자규모를 늘려왔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R&D에 31조6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완성차 부문에만 27조1000억원을 투입하는데, 이 중 친환경차와 스마트카 부문에 13조3000억원이 사용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조7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최적 제어기술 △유도모터 효율 개선 △표준프레임 업그레이드 △변속기 NVH 개선 소재 및 공법 △내비게이션 연동 예측에너지관리 등을 자체개발했다. 또 OLED 클러스, 고해상도 카메라, Siri 연동 AVN, 전륜 7속 DCT, 관성주행안내, 표준형오디오 4.0 등을 계열사 및 협력사와 공동 개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R&D 투자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커닉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기술에 집행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친환경차 26종을 출시하고, 부분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회사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 직원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0만525명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직원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6만6404명, 기아차 직원은 2014년보다 9명 늘어난 3만4121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해 현대·기아차 직원 평균 급여는 9630만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父子)` 보수도 감소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현대차에서 56억원, 현대모비스에서 42억원 등 총 98억원을 보수로 받았다. 이는 2014년 215억7000만원보다 117억7000만원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정 회장 보수가 줄어든 이유는 2014년 현대제철 임원직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현대제철에서 퇴직금과 등기임원으로 재직했던 1분기 보수를 합쳐 115억60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차 18억7000만원, 현대모비스 6억원 등 총 24억70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2014년 대비 현대차 보수는 1000만원 늘었지만, 현대모비스 보수는 3000만원 준 것. 전체 보수는 2014년보다 2000만원 감소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