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석탄화력발전소 이용률은 꾸준히 유지되고 LNG복합화력발전소는 가동한지 2~3년 만에 퇴물로 전락했다. 발전 단가가 낮은 발전소부터 이용하는 전력 시장의 운영 방식 때문으로, 신기후체제 온실가스 정책과 정면 배치된다. 민간 주도의 발전이어서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도 개선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3월 31일 한국전력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석탄화력발전소는 이용률은 변동이 거의 없는 반면에 LNG복합화력은 신규 진입 발전소마저 이용률 하락으로 수익성이 급감했다.
유연탄을 사용하는 석탄화력발전소 전력 이용률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연평균 1.3% 늘었다. 발전량은 2012년 시간당 18만4604기가와트(GW)에서 지난해 19만4287GW로 증가했다. 이 기간에 신규 발전소 도입이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용률은 지난해 기준 90%에 육박한다.
반면에 LNG복합화력발전소는 지은 지 2~3년 된, 사실상 새 발전소임에도 이용률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신규 발전소는 효율이 높아 수익성이 기본으로 나오지만 최근 들어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2013년에 가동된 GS EPS 당진 복합화력 3호기의 평균 이용률은 2014년 82%에서 지난해 65%로 떨어졌다. 같은 해 가동된 평택 오성복합화력도 2014년 71%에서 지난해 40%로 추락했다.
석탄화력은 30년이 넘어도 꾸준히 이용률을 유지한 반면에 LNG복합화력은 진입한지 몇 년 만 지나면 `정지 시간`이 더 많았다. 석탄·LNG 두 발전원 간 불균형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 전력 시장의 급전 지시 구조 탓이다. 우리 전력 시장은 발전원가가 낮은 발전원부터 발전해 전력을 판매하는 경제 급전 방식이다. 석탄은 원자력 다음으로 발전 단가가 가장 낮은 기저발전 역할을 담당한다.
문제는 뾰족한 해소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 발전 시장 운영 방식은 세계적 추세와 배치될 뿐만 아니라 지난해 파리 신기후체제 선언 때 내놓은 `온실가스 2030년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목표와도 맞지 않다. 발전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분야다. 석탄화력 온실가스 배출량은 LNG복합화력 대비 두 배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등 해외 국가는 석탄화력 발전소 신규 도입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고효율 석탄화력발전소를 신규 도입하되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 연령 설비를 순차 퇴출시켜 LNG복합화력 이용률을 점차 상승시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현실에 맞는 방안”이라면서 “소비자도 온실가스 감축 동참 차원에서 일정량의 전기요금 인상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