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정보기술(IT) 시장을 공략한 중견 IT서비스기업 절반 이상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흑자 기업도 영업이익률이 0%대에 불과하다. 대형 IT서비스기업 영업이익률 대비 50분의 1 수준이다. 정부가 공공정보화 시장 개선 정책을 쏟아냈지만 여전히 현장에는 적용되지 못한다.
4일 전자신문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중견 IT서비스기업 2015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주요 7개 중견IT서비스기업 중 아이티센·쌍용정보통신·콤텍정보통신·LIG시스템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정보시스템과 대보정보통신 영업이익률은 1.95%(연결기준)와 0.02%다.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은 아니지만 모그룹이 있는 농심NDS가 0.65%로 가장 높다.
LIG시스템 영업손실 폭이 가장 크다. 지난해 매출액 1332억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영업이익 7억원이 영업손실 163억원으로 변했다. 쌍용정보통신과 아이티센도 매출액 1767억원, 1071억원을 달성했지만 적자다. 영업손실은 72억원과 66억원이다. 콤텍정보통신도 41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대우정보시스템·농심NDS·대보정보통신만이 흑자를 기록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3274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64억원으로 이익폭이 가장 크다. 농심NDS는 매출액 1071억원, 영업이익 7억원이다. 대보정보통신은 1371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3050만원이다.
중견 IT서비스기업 영업이익률은 대형 IT서비스기업에 비해 낮다. SK주식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2조650억원 영업이익 2527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2.2%다. 공공IT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삼성SDS 영업이익률은 7.8%다.
중견 IT서비스기업 영업이익률은 2014년보다 낮아졌다. 당시 농심NDS는 영업이익률 1.9%였다. 지난해는 전년 3분에 1수준이다. LIG시스템, 아이티센, 콤텍정보통신은 손실로 전환됐다. 매출은 늘면 늘수록 적자폭이 커지는 구조다.
공공IT 시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증거다. 정부가 시장 개선 정책을 쏟아냈지만 현장에선 체감하지 못한다. 가격입찰제가 가장 큰 문제다. 기술과 가격 입찰 비중을 9대 1로 조정해도 사업자 선정은 가격에서 결정된다. 일부 공공IT 시장에서는 여전히 2단계 가격 입찰제와 적격심사가 이뤄진다.
시스템통합(SI) 개발비용 부담을 줄이는 원격지개발 적용이 더딘 것도 문제다. 정부는 원격지개발 시행을 추진하지만 공공IT 사업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사업 착수 후 과다한 업무변경과 사업대가 미지급도 여전하다.
중견 IT서비스기업 대표는 “시장 개선 정책이 추진되지만 여전히 과거 관행으로 사업을 발주·관리한다”며 “매출액은 늘어나지만 저가 사업 수행으로 적자폭만 커진다”고 토로했다.
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