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SO, `송출수수료` 협상 답보···지상파 CPS 갈등에 설상가상

홈쇼핑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2015년 연간 송출수수료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전년 대비 인상을 요구하는 SO와 인하를 주장하는 홈쇼핑 사이 갈등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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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와 지상파 3사 가입자당 재송신료(CPS) 분쟁이 격화되면서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도 답보 상태에 빠졌다. 홈쇼핑 사업자는 물론 유통 사업자가 올해 경영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사업자는 IPTV 3사, 위성방송과 각각 송출수수료 협상을 마쳤다. 일부 IPTV 사업자는 현재 홈쇼핑 채널 번호를 조정하기 위한 채널 개편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쇼호스트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쇼호스트가 홈쇼핑 방송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반면에 케이블TV 송출수수료 협상 진행률은 지난 연말과 마찬가지로 평균 3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HCN이 지난 1월 GS홈쇼핑,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 주요 홈쇼핑과 2015년 분 송출수수료를 사업자별 전년 대비 3~5% 축소하기로 합의한 이후 고착 상태다. 일부 홈쇼핑 사업자는 개별 협상을 펼쳐 개별 SO 한 두 곳과 협상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케이블TV와 홈쇼핑이 주장하는 송출수수료 금액 차이를 좁히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지방 개별 SO부터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공문 발송 등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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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케이블TV와 지상파 방송사간 재송신 CPS 갈등을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을 지연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케이블TV 업계는 현재 지상파 콘텐츠를 송출하기 위해 지상파 3사에 각각 280원 CPS를 내고 있다. 지상파는 지난해부터 400원 이상 CPS를 요구하며 케이블TV와 대립하고 있다. 실제 한 MSO는 최근 지상파와 CPS 400원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부분 케이블TV 사업자가 지상파 요구에 반발하고 있어 협상이 유례없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CPS가 오르면 케이블TV가 홈쇼핑에 요구하는 송출수수료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정된 가입자 수신료, 광고 수입 등 케이블TV 수익 구조를 감안하면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가장 단시간에 손실을 메꿀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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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홈쇼핑은 매년 유료방송 송출수수료를 고정비용으로 확보해 연간 단위로 계약한다. 송출수수료 협상이 계속 지연되면 한 해 사업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급증한 송출수수료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입점 판매자 수수료를 올릴 수 밖에 없어 중소기업 상생 생태계 붕괴도 우려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케이블TV 송출수수료 협상이 해를 넘겨 장기화되는 것은 이제 연례행사로 굳어지고 있다”며 “(케이블TV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시청자와 산업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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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