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노믹스]<최동규의 알쏭달쏭 지재권 이야기> (2) 캐릭터 저작권과 디자인권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우연히 같은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누가 캐릭터 권리를 가질까. 저작권법은 설령 똑같다 하더라도 우연이라면 창작자 보호를 위해 두 사람 모두에게 저작권을 인정하지만 디자인보호법은 특허청에 먼저 신청해 등록한 사람에게만 디자인권을 준다.

그럼 내가 새로 개발한 캐릭터를 장난감으로 만들어 특허청에 디자인권을 등록해 팔고 있는데 다른 누군가 똑같은 캐릭터 저작권을 주장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누가 먼저 그 캐릭터를 만들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내 디자인권 출원 이후에 상대방이 캐릭터 저작물을 창작했다면 우연이건 아니건 상대방은 자신의 캐릭터를 상품으로 판매할 수 없다. 저작권을 주장하며 판매하다간 디자인권 침해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반면에 상대방이 나보다 먼저 캐릭터를 만들어 공개했다면 특허청에 등록된 내 디자인권은 무효가 될 수 있다. 공개한 날이 내가 디자인권을 신청한 날보다 앞선다면 말이다. 디자인권은 반드시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여야 하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나보다 먼저 캐릭터를 창작했지만 공개하지 않았다면 상대방 저작권과 내 디자인권은 서로 공존하게 된다. 이 때는 반드시 저작권자 허락을 받아야만 내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캐릭터와 같은 디자인은 저작권이나 디자인권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저작권은 별도 등록 없이 저작물이 완성된 시점부터 보호되지만 디자인권은 특허청에 등록해야만 보호받을 수 있다. 무엇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을지 전문가 도움을 받아 고민해 봐야겠지만 책상, 자동차와 같은 제품 디자인은 디자인권으로만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했으면 한다.

-최동규 특허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