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가요계는 그야말로 잔인한 계절이다. 대형 보이그룹부터 신인 걸그룹의 컴백 예고가 이어지며, 2016년 첫 대전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1월 가요계는 ‘빈집’ 시즌을 이어갔다. 그로 인해 신인 걸그룹 여자친구는 ‘시간을 달려서’로 기회를 얻었고, ‘응답하라 1988’과 ‘태양의 후예’ OST, 지코, 엠씨더맥스(MC THE MAX) 등 음원 형 가수들이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긴 겨울잠에서 깬 가요계의 4월은 어느 때보다 뜨거울 예정이다. 씨앤블루로 시작해 빅스, 블락비, 업텐션이 컴백을 예고했으며, 4월 마지막 주에는 지난해 데뷔한 러블리즈, 에이프릴, 트와이스가 컴백을 선언하며 1차 보이+걸 그룹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대중의 입장에서 그룹 대전은 다양한 콘셉트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동시에 접할 수 있기에 반갑기만 하다. 반면 컴백을 앞둔 가수나 계획 중인 소속사들은 눈치작전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 비슷한 시기에 컴백하게 되면 대중들의 관심이 여러 그룹에 분산되기 때문에 공들여 준비한 앨범 활동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관계자 A 씨는 컴백 대전에 대해 “아무래도 동시에 컴백하게 되면 부담스럽고 경쟁의식이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라이벌 구도로 몰아가기 때문에 의식하게 될 수밖에 없다. 또한 대형 그룹들이 몰리게 되면 음악 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놓고도 고민에 빠진다”고 말했다.
특히 인지도가 알려진 그룹의 경우에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라디오 등 다양한 방송활동으로 활동을 이어가지만, 신인 그룹의 경우에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 출연조차 어려운 상황. 때문에 다수의 그룹들이 컴백하는 시기는 최대한 피하자는 작전이다.
가요관계자 B 씨는 "인지도가 있고, 홍보나 마케팅 적으로 탄탄한 소속사의 가수들은 주기적인 홍보활동으로 컴백 전부터 대중에게 인식돼 있지만, 그런 여력 없이 컴백하는 가수들은 대전 라인업에 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되면 신곡을 알릴 수 있는 한 번의 기회조차 잃게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룹대전을 부정적으로만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많았다. 가요 관계자 C 씨는 “최근에는 그룹만의 콘셉트가 확실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컴백을 앞두고 다양한 마케팅을 구상하며 효과적인 홍보 방법을 찾고 있다. 이는 모든 그룹들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걸 그룹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해 여자친구, 트와이스, 러블리즈, 오마이걸, 씨앨씨 등 신인 걸 그룹들이 대거 데뷔하며 가요계는 세대교체를 겪고 있다. 현재 이들은 데뷔 앨범을 시작으로 서서히 그들만의 콘셉트를 잡아가고 있는 과정에 놓여있다. 이는 대중에게 정체성을 각인시킬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가요 관계자 D 씨는 “최근 신인 걸 그룹들이 나이에 걸맞은 풋풋한 청순 콘셉트로 데뷔하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콘셉트일 경우 서로 비교되며 윈윈할 수 있고, 멤버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어느 한 팀은 터지게 되는데, 그 어느 한 팀이 되기 위해 가수도 소속사도 주사위를 던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소 한가했던 가요계는 4월과 함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누군가에게는 잔인한 계절이,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는 4월이 되지 않을까.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 4월의 왕좌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또한 관전 포인트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