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태백시가 달라지고 있다. 가정에서 설거지나 세면할 때마다 `쫄쫄` 나오던 수돗물이 `콸콸` 쏟아지기 시작했다. 수돗물 공급과정에서 누수가 대폭 줄어 물을 공급하는 지자체에서도 재정낭비가 감소했다.
태백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의 말을 그대로 옮기자면 “속이 다 시원할 정도로 수돗물이 잘 나온다.”
태백시에서 수돗물 걱정이 줄어든 이유는 환경부가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으로 2011년 사업 초 25.8%였던 태백시 유수율이 지난해 말 기준 56.5%로 제고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태백시 상수도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으로 유수율을 제고하고 지속적 상수도관망 최적관리를 가능하게 해, 수용가에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 2010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693억원을 투입해 150.8㎞ 관로 개·대체, 25개소 블록시스템을 구축해 유수율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11년 25.8%였던 유수율이 지난해 10월 현재 56.5%로 향상됐으며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7년까지 유수율을 87%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사업 연장선으로 내년부터 지자체가 추진하는 노후 지방상수도 개량에 국고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태백시 노후상수도 개량 사례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이다. 가뭄 대처, 농어촌 물 복지 실현, 일자리 창출, 물 산업 육성이 기대된다.
지방상수도 관리주체인 지자체가 유지보수 투자를 소홀히 해 1970~1980년대 설치한 지방상수도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됐다. 지자체는 상수도 부채(약 1조원), 낮은 수도요금 현실화율(2014년 76.1%)에 따른 재정여건 악화로 단순 운영에만 치중하고 있어 중앙정부가 국고를 단계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태백시 현장을 찾은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전국에 20년 이상 노후수도관이 31.4%에 달해 한 해 주민에게 공급되지 못하고 땅속으로 사라진 수돗물이 약 6억9100만톤”이라며 “저수량 2.44억톤 팔당댐의 2.8배 분량이고 금액으로 환산하면 6059억원의 국고가 세고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중앙 정부 재정 투자가 마중물 역할을 해 지자체 스스로 상수도 재정 건전성을 제고하고 자산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등 자율적 투자 관리가 가능한 선순환 구조 정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돗물 누수를 줄여 가뭄 시에도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화 사업으로 연간 1700억원 수돗물 생산비용이 절감되고, 일자리 창출도 연간 4572명이 발생하는 등 경제적 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윤 장관은 “상수도 사업은 기술집약도가 높은 사업으로 국내 우수 기술과 제품 적용을 유도해 내수 활성화와 대외 물산업 경쟁력 강화를 유도할 수 있다”며 “대구에 조성 중인 국가 물산업 클러스터와 연계해 국가 R&D 등으로 개발된 기술을 적용, 상용화해 물산업 육성과 해외 진출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함봉균 에너지/환경 전문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