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체계 허점을 막아라… `공시생` 사건으로 주목받는 생체인식 보안

얼굴인식, 지문, 홍채 등 생체인식 정보를 활용한 물리보안 기술이 주목받는다. 정부청사 `공시생` 무단 침입 사건으로 허점이 들어난 출입체계를 개선할 방안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새로운 솔루션 도입이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보안 규정 준수와 출입관리 체계 미비점을 보완할 방도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청사 출입시스템 전면 개편안 가운데 하나로 생체인식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청사보안강화 태스크포스(TF)에서 종합대책을 마련해 다음 달 말까지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스피드게이트에서 얼굴 확인을 하지 않았던 점이 문제로 지목된 만큼 우선 얼굴인식 기술 도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출입증을 찍는 기존 스피드게이트 시스템에 등록된 사진 정보와 출입자 얼굴을 대조하는 장비를 연동시켜 상호 보완한다.

방호요원이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는 물리적 어려움을 개선한다. 얼굴 확인 자동 연동으로 출퇴근 시간대 스피드게이트 병목 현상도 해소한다.

네오시큐 등 국내 업체가 기존 인사정보를 활용해 스피드게이트 시스템과 접목 가능한 얼굴인식 장비를 개발했다. 인식 속도가 빨라 출입증을 찍고 지나가는 사이 본인 확인 작업을 마친다. 일부 제품은 출입자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시 사진을 남겨 사후 추적을 돕는다.

지문인식 기술도 꼽힌다. 미국 역시 2008년 이후 연방정부청사 출입에 지문신분증을 활용 중이다. 권한에 따라 지문별로 사무실 등 출입 구역을 사전 배정한다. 스마트폰은 별도 지문동글을 부착해 이메일 등 연방정부 서비스에 접속한다.

미국 연방정부표준 FIPS 201 인증으로 도입 제품을 검증한다. 전세계 600개 이상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 국내 업체 슈프리마도 관련 인증을 획득했다. 위조지문 검출 기술이 적용된 제품도 출시됐다. 비밀번호를 잊지 않기 위해 벽면에 적어두는 불상사를 예방한다.

홍채인식과 지정맥 인식 등은 위조가 불가능하고 보안성이 뛰어나지만 편의성이 떨어진다. 정확한 인식을 위해 눈을 전용 카메라에 가까이 갖다 대거나 손가락 위치를 바로 해야 한다. 일반 구역보다 높은 보안이 필요한 곳이 적합하다.

정부청사 출입관리에 생체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은 4년 전 정부종합청사 방화·투신 사건 이후에도 한차례 논의된 바 있다. 60대 남성이 가짜 출입증으로 사무실을 침입해 불을 지르고 투신한 사건이다. 당시 지문인식 시스템 등을 시범 적용했지만 성능 미비와 지문정보 활용이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은 이유로 도입이 본격화되지 못했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생체인식 기술 단점으로 꼽히던 인식률과 사용 편의성이 상당부분 개선됐다. 스마트폰 잠금해제와 핀테크 등에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되면서 대중적 인식 역시 높아졌다.

박기철 네오시큐 대표는 “생체인식 기술이 기존 보안체계를 대체하는 완벽한 해결책이라고 보는 것은 위험하다”며 “보안 강화에 따른 출입 지연 등 생산성 저하를 해소하고 효율적으로 보안 프로세스를 따르도록 유도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