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리터급 소형 냉장고가 가정용 900리터대 대형 냉장고만큼 전기를 많이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200리터대 소형 일반형 냉장고가 양문형 가정용 냉장고보다 에너지 소비효율이 현저히 낮았다.
국내외 시판 중인 주요 가전업체 소형냉장고(2개문)와 대형 양문형 냉장고 등 20개 모델을 분석한 결과 소형냉장고 평균 에너지 소비효율은 4.3등급, 900리터대 이상 대형 양문형 냉장고는 2.2등급이었다. 조사는 삼성전자, LG전자, 동부대우전자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소형 냉장고 평균 소비 전력은 월 27.76KWH, 대형 양문형 냉장고 평균 소비 전력은 33.94KWH였다. 냉장고 용량으로 따지면 4배 큰 대형 냉장고가 소형 냉장고보다 전기사용량은 1.2배 높은 수준이다.
일반 사무 공간에서 가장 많이 사용돼 `사무실 냉장고`라고 불리는 2개문 소형 냉장고가 소비효율이 낮은 이유는 제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군이기 때문이다.
20만원대면 구입할 수 있는 소형 냉장고는 되도록 저렴한 제품을 사려는 구매 욕구 때문에 소비 효율까지 따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냉장고는 보통 사무실 같은 공유 공간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인별 전기료 부담이 없다”며 “반면 가정용은 전기료까지 내야하는 부담을 염두에 두고 소비효율을 따져 각 가전기업도 소비효율을 높이는데 민감하다”고 말했다.
가정용 대형 냉장고는 고가 제품인 만큼 제품 스펙에 대한 소비자 관여도가 높다. 제품 가격뿐만 아니라 전기료 부담을 염두에 두고 소비효율까지 구매 고려사항에 둔다.
국내 가전회사들은 가정용을 주 타깃으로 삼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소비 효율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도 지속한다.
소형 냉장고의 낮은 에너지 소비 효율은 신제품 출시 주기와도 맞물려 있다.
가정용 대형 냉장고는 냉장고 제품군에서도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고 매해 각 가전 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하고 제품 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다. 소형 냉장고는 수요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제품개발에 대한 수요가 떨어진다. 에너지 소비효율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 필요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냉장고 크기와 에너지 소비등급은 비례하지 않다”며 “저렴한 제품일수록 효율성이 떨어지는 제품일수 있는 만큼 꼼꼼히 챙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