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법인 실적 하락세 겪는 유리기판 3사

세계적 유리기판 제조사인 코닝, 아사히, NEG 한국법인의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 액정표시장치(LCD) 설비 투자와 생산량이 정체·감소한 탓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비중이 높아지면서 유리기판 대신 필름 등 다른 대체 소재를 적용해 유리 사용 비중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코닝정밀소재,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 일본전기초자한국(NEG) 2015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일제히 전년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 유리기판 제조사는 전통적으로 30% 이상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했으나 LCD 패널 생산 비중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추가 설비 투자가 사라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점차 줄어든 형국이다.

한국법인 실적 하락세 겪는 유리기판 3사

코닝정밀소재는 지난해 매출 1조6529억원, 영업이익 4513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 27.3%로 여전히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1.5% 증가했다. 법인 통합 작업 과정에서 2014년 일시적으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이 사라져 합병전 수준으로 회복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코닝 관계자는 “2014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지분 42.6%를 자사주로 매입하고 사명을 삼성코닝정밀소재에서 코닝정밀소재로 변경하는 등 법인 통합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직원 소속 변동에 따른 보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고 통합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원 수준의 실적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두께 0.4㎜의 8.5세대용 `코닝 이글XG 슬림` 유리 기판 (사진=코닝)
두께 0.4㎜의 8.5세대용 `코닝 이글XG 슬림` 유리 기판 (사진=코닝)

코닝정밀소재는 TV, 모니터, 스마트폰 등에 사용하는 기판 유리와 스마트폰을 보호하는 강화유리 등을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합작해 OLED용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라스는 실적을 별도 공시하지 않았다.

일본 유리기판 기업도 실적이 하락했다.

한국법인 실적 하락세 겪는 유리기판 3사

일본 아사히초자화인테크노한국은 지난해 매출 5859억원, 영업이익 69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14.4%, 19.3% 감소했다. 2012년 매출 1조4225억원, 영업이익 2132억원에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실적이 감소해 3년 만에 실적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아사히글라스가 출시한 도광판용 글라스 `XCV` 제품 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아사히글라스가 출시한 도광판용 글라스 `XCV` 제품 이미지.(사진=전자신문DB)

한국법인 실적 하락세 겪는 유리기판 3사

일본전기초자(NEG)는 LCD 기판용 유리 제조법인 일본전기초자한국, LG디스플레이가 지분 40%를 보유한 합작법인 파주전기초자, NEG가 100% 출자해 2012년 설립한 자회사 전기초자코리아를 국내에서 운영한다.

이 중 파주전기초자는 지난해 매출이 줄어든 대신 영업이익을 높이며 내실을 다졌다. 지난해 매출 5370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5.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0.9% 늘었다. 2014년 매출은 6383억원으로 2013년보다 15% 줄고 영업이익은 373억원에서 182억원으로 51.2% 감소했다.

NEG가 LG디스플레이에 패널을 원활히 공급하고 해외에 일괄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설립한 전기초자코리아는 설립 4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2014년 매출 2080억원, 영업손실 121억원에서 2015년 매출 2719억원, 영업이익 162억원으로 안정됐다.

일본 NEG의 무알카리 기판 유리 `OA-10G` (사진=NEG 홈페이지)
일본 NEG의 무알카리 기판 유리 `OA-10G` (사진=NEG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해외 유리기판 제조사의 국내 실적이 감소한 것에 대해 국내 LCD 투자가 정체하고 OLED로 무게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활발하게 LCD 증설 투자가 이뤄지는 반면에 국내에서는 추가 설비 투자가 없고 기존 노후 라인을 중단하는 등 LCD 시장이 정체하는 분위기다.

OLED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기존 리지드 OLED와 삼성의 엣지 OLED 디스플레이는 상하 기판에 LCD와 동일하게 유리를 적용했다. 하지만 플렉시블 OLED는 유리 대신 유연한 필름 등의 소재를 적용해야 하므로 유리 사용량이 줄어든다. 필름 기판을 이동시키는 용도로 고정밀 유리를 사용하지만 상판에는 기존 유리를 사용할 수 없으므로 전체 유리 사용량은 감소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디스플레이용 유리 제조사들이 50%대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플렉시블 OLED가 시장 중심이 되면 유리 소재 혁신 없이는 과거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기판 3사 한국법인 매출 추이 (단위: 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유리기판 3사 한국법인 매출 추이 (단위: 원)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