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오픈마켓 최초 직매입 사업 나선다…수익모델 다각화

11번가가 대형 오픈마켓 최초로 직매입 사업에 뛰어들었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에 한정되던 사업 영역을 직매입으로 확대하면서 수익 모델을 다각화에 나선다.

`통신판매중개업` 오픈마켓이 소셜커머스나 종합몰과 같은 `통신판매업`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온라인 쇼핑 업종 경계가 무너지면서 배송, 결제 등 부가 서비스가 핵심 마케팅 포인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11번가, 오픈마켓 최초 직매입 사업 나선다…수익모델 다각화

11번가는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서 전문 상품기획자(MD)가 선별한 직접 매입 제품을 판매하는 `직매입 사업`을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대기업·외국계 계열 대형 오픈마켓 중 직매입 사업을 도입한 곳은 11번가가 처음이다. 11번가는 오픈마켓 서비스 `마켓플레이스`와 직매입 사업 `로켓배송`을 병행 운영하는 쿠팡에 이어 두 번째로 멀티 유통 채널을 보유하게 됐다.

11번가 관계자는 “그동안 입점 판매자 제품을 판매 중개한 오픈마켓 틀을 뛰어넘었다”며 “한층 저렴한 가격과 고품질 상품,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마켓 업계는 최근 격화된 최저가 경쟁에 참전하기 어려웠다. 오픈마켓은 직매입 사업 중심 대형마트나 소셜커머스와 상품 가격을 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11번가는 직매입 사업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직매입으로 상품 유통단계를 최소화하면 투자 비용을 줄여 판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1번가는 직매입 사업에 전문 MD 40명을 투입했다. 입점 판매자가 상품 등록부터 판매까지 관리하는 오픈마켓 플랫폼과 달리 직접 물품 재고 관리부터 고객 서비스(CS)까지 책임진다.

배송 경쟁력도 강화했다. 이달 초 경기도 이천에 월 40만건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직매입 사업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지상 4층, 총 3만㎡ 규모다.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한 데 모아 배송하는 `합포장 서비스` 시스템도 마련했다. 하루 1만여건, 월 25만건 합포장 서비스를 처리할 수 있다.

11번가, 오픈마켓 최초 직매입 사업 나선다…수익모델 다각화

11번가는 이천 물류센터에서 직매입 제품과 함께 판매자 위탁 제품을 취급할 계획이다. 판매자가 제품을 공급하면 11번가가 판매·배송을 대행하는 형태다. 물류 거점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는 전략이다.

11번가 직매입 상품은 `11번가 직영몰`에서 판매한다. 첫 상품으로 생필품, 유아용품, 건강식품, 애완용품, 의류·잡화 등 반복구매율이 높은 600여가지 상품을 선보인다.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최저가 상품 가격 추이를 상시 분석해 가격을 조정하면서 판매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1번가는 직매입 상품에 이베이코리아 G9처럼 추가 조건(옵션) 가격 없이 표시 가격 그대로 제공하는 판매 정책도 도입했다. 대형마트, 소셜커머스 3사, G9 등 경쟁사와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장진혁 SK플래닛 MP부문장은 “직매입 전용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신개념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가격 경쟁력과 고객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윤희석 유통/프랜차이즈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