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의원 총선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무소속 후보 선전이다. 경선에 불복한 거물급 정치인들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 금배지를 거머쥔 사례가 잇따랐다. 친박 후보가 대거 탈당한 18대를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많은 무소속 국회의원이 탄생할 전망이다.
13일 방송 3사 출구조사(오후 6시 10분 기준)에 따르면 전국에서 무소속 후보 10~14명 당선이 예상된다. 지난 19대 3명과 비교하면 크게 선전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총 133명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전체 출마자(934명)의 14.2%에 해당한다.
무소속 출마자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후보는 새누리당 아성인 대구에서 각각 4선을 노리는 `탈당파` 유승민(동을), 주호영(수성을) 후보다. 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홍의락(대구 북을) 후보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권에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수도권에서 윤상현 후보(인천 남구을), 영남권에서 장제원 후보(부산 사상)와 강길부 후보(울산 울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이해찬 후보 등이 선전하고 있다.
역대 총선 무소속 당선자 숫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제헌국회 구성을 위해 실시된 1948년 제1대 총선 이후 19차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가장 많이 당선된 것은 제2대 총선이다. 204개 의석 가운데 무려 124개를 무소속이 가져갔다.
첫 번째 총선에서도 초대 국회의원 200명 가운데 무소속이 85명에 달했으며, 모두 202명을 선출한 3대 총선에서도 110석을 차지한 자유당을 제외하고는 무소속 의석(70명)을 넘어선 정당이 없어 혼란이 거듭된 당시 정치 상황을 반영했다.
그러나 제4대 총선부터는 무소속 당선자의 숫자가 조금씩 줄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총재를 맡던 민주공화당이 제1당이 된 제 6·7·8대 총선에서는 입후보 자격 정당추천 제한 등의 이유로 무소속이 단 한 명도 없었다.
2000년 이후에는 16대 총선 5명, 17대 총선 2명에 그쳤으나 18대 총선에서는 무려 25명 무소속 의원이 탄생했다. 당시 한나라당 `공천 내홍` 과정에서 낙천한 `친박(친박근혜)계`가 대거 탈당, `친박 무소속 연대`로 출마를 강행한 데 따른 이변이었다.
그러나 지난 19대 총선에서는 박주선(광주 동구), 유성엽(전북 정읍), 김한표(경남 거제) 후보 등 무소속으로 세 명의 의원만 탄생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