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20대 총선에서 호남 맹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약세, 더불어민주당 선전 구도에서 3당 체제를 확고히 하며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민주=호남` 구도를 깨며 호남발 정계 개편을 예고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경상지역에서의 예상밖 선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유지하던 호남 기반을 놓쳐 불안감을 더했다.
국민의당은 14일 0시 10분 기준 호남 지역구 28곳 중 23곳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전북 지역구 10곳 중 7곳에서 1위를 달렸다. 전남 선거구 10곳 중 8곳을 석권했다. 광주에서는 8석 모두 휩쓸었다.
국민의당은 호남 지역 압도적 승리에 고무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전국 곳곳에서 변화의 열망을 확인했다”며 “호남에서도 야권이 재편돼야 한다는 국민의 뜻이 투표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안대표는 탈당 여파를 극복하며 대권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기존 맹주 더불어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참패했다. `텃밭` 광주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전남에서 담양·함평·영광·장성 1석만을 확보했다. 전북에서 익산갑, 완주·진안·무주·장수 2곳 승리했다. 호남지역에서 2석을 확보한 새누리당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더민주당은 총선 선전에도 마냥 축배를 들기 어렵다.
정계에서는 국민의당이 향후 호남지역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치권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점쳤다. 비례대표까지 포함하면 국민의당 확보 의석수는 30석을 넘긴다. 당초 목표 의석수를 달성했다. 제3당으로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했다. 20석 기준인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물론 확고한 캐스팅보트를 쥐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