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막판 파행의 원인이 돼 온 노동법 개정안, 서비스법 개정안 등 경제 활성화 법안은 미궁에 빠졌다. 국민의당 캐스팅보트 행사가 관건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최다 의석을 확보했지만 새누리당과 의석 격차는 단 한 석에 불과하다.
아직 통과되지 못한 경제활성화법 가운데 노동개혁 5법 개정안은 처리가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노동개혁 5법 개정안은 근로기준법, 기간제근로자법, 파견근로자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고용보험법 5개 법 개정을 골자로 한다.
여야는 그동안 법안 처리를 놓고 대치를 거듭했다. 새누리당은 기업이 인력난을 해소하려면 개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측은 이들 법안을 허용할 때 비정규직 증가로 노동자 권익을 크게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파견근로자법 개정안은 고소득 전문직 등 파견 허용 업무를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해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기간제근로자법 개정안도 접점을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법안은 35세 이상 근로자가 직접 신청을 할 때 기간제 계약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았다.
총선 결과 더민주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데다 국민의당 찬성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일부 수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 산업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민·관 합동 서비스산업 선진화 위원회를 만든다. 5년마다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한다. 연구개발(R&D) 성과에 정부인증과 자금, 세제 지원을 제공한다. 더민주는 그동안 의료 분야가 대상에 포함돼 의료 공공성 침해 가능성이 크다며 반대해 왔다. 국민의당도 의료 영리화 등에 우려를 나타냈다. 통과를 위해 절충안이 마련돼야 하는 상황이다.
규제프리존특별법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이 법은 전국 14개 시도에 지역 전략산업을 지정하고 네거티브 규제로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역 발전을 도모하는 게 목표다. 3월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함께 발의한 만큼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변수는 발의인에 다수당이 된 더민주 의원이 없다는 점이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도 이번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다. 법안 통과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