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은 서울 광나루비행장에서 DJI 전문 파일럿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기자는 그 흔한 토이드론 한 번 날려본 적 없는 `왕초보`다. 교육을 시작한 지 20여 분만에 기본 조종법을 모두 익혔다. 1시간 후에는 스마트폰에 실시간 전송되는 비행 영상을 보면서 즐기는 수준이 됐다.기체 방향을 바꾸면 좌, 우 조종은 다소 혼란스럽다. 기체 방향까지 바꿔 가며 자유롭게 움직이려면 연습이 필요해 보였다. 그 대신 `인텔리전트 플라이트` 기능을 활용하면 웬만한 항공촬영은 모두 가능하다. 조종사의 한계를 똑똑한 드론이 보완해 준다. 이른바 `협업 비행`이다.
자동 장애물 회피 기능은 항상 켜진 상태로 유지된다. 진행 방향에 장애물이 있으면 레버를 앞으로 밀어도 기체가 움직이지 않는다. 덕분에 초보자가 조종해도 충돌 위험이 거의 없다. 기체 안정성은 매우 깊이 인상에 남았다. 이륙 후 별도 조작을 하지 않으면 제자리 비행에 들어간다. 바람이 불면 스스로 몸을 기울여 균형을 잡는다.이 상태에서 오른쪽 레버를 아래로 내리면 하강한다. 드론 초보자가 가장 많이 실수한다는 착륙에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호버링이 안정돼 있기 때문에 별 불안감 없이 천천히 레버를 내리기만 하면 된다. 이것도 어렵다면 자동 착륙 기능을 추천한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알아서 착륙한다.팬텀4부터 탑재된 `액티브 트랙킹` 기능을 사용하면 수준급 항공 촬영이 가능하다. 피사체를 자동으로 추적하면서 촬영한다. 기능을 켜고 스마트폰 화면에서 추적할 대상을 드래그로 지정한 뒤 촬영 대상물을 최종 확인하면 추적이 시작된다.
터치 두세 번에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걷다가 뛰고 이동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 봐도 피사체를 놓치지 않는다. 피사체와 거리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편이다. 초심자가 어설프게 촬영한 것보다 질 좋은 영상을 뽑아 냈다. 자전거, 스키 같은 레저 활동 촬영에 유용해 보인다.
`탭 플라이`는 탭 한 번에 비행경로를 설정하는 기능이다. 기능을 켠 후 목적지를 터치하면 알아서 이동한다. 고속 비행을 지원하는 스포츠 모드는 박진감이 있다. 이동 속도는 물론 상승 속도도 빨라진다. 초속 20m까지 달린다. 레이싱 드론에 비하면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팬텀3나 일반 모드보다 훨씬 역동감이 있다. 새롭게 익혀야 할 조종법은 없다. 좀 더 역동하는 비행을 원한다면 초심자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팬텀4는 급속히 발전하는 인공지능(AI) 성능을 체감케 한다. 기체 디자인의 완성도나 체공 시간 같은 하드웨어(HW) 성능도 개선됐지만 제어 역량이 핵심이다. 드론이 똑똑해지면서 사람 고생을 덜었다. `피나는 훈련` 없이도 봐줄 만한 영상을 얻었다. 드론 문턱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