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홍익대 인근에 들어선 `DJI 플래그십 스토어`는 세계 두 번째 DJI 직영 매장이다. 중국 선전 매장을 제외한 해외 매장으로는 처음이다. DJI코리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한국 진출의 배경으로 꼽는다. 한국 소비자는 오프라인 구매처 확대, 사후서비스(AS) 개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가장 큰 기대를 모은 AS에서 사고가 터졌다. 지난 1일 AS를 받으러 매장을 방문한 고객과 AS 기사 간 승강이가 벌어지면서 경찰까지 출동했다. 정확한 대기 시간을 안내받길 원하는 고객과 예약 손님이 우선이니 차분히 기다려 달라는 기사 간 갈등이 폭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여론은 “DJI코리아의 AS 갑질”이라며 들끓었다. 약 1주일 뒤 DJI코리아와 해당 고객이 합의하면서 사건은 마무리됐다.이번 사건은 다소 원만하게 끝났지만 DJI `속도전`이 부작용을 불렀다는 지적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장과 법인 설립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면서 충분한 AS 인력을 갖추지 못했다. 개장 초기에 AS 고객이 밀려들면서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AS 정책을 예약제로 바꿨지만 갈등을 막지 못했다. 급증하는 판매에 걸맞은 서비스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는 문제다.
DJI코리아 관계자는 “AS 수요가 많아 매장 설립 이후 정책을 지속 개선하고 있다”면서 “이번 일은 다시 한 번 AS 관련 개선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기존 수입사(딜러)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다. DJI 제품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직영 매장이 없기 때문에 딜러를 통해 유통됐다. 이들은 DJI의 국내 시장 안착에 기여했지만 DJI코리아 설립 이후 도리어 위기에 처했다. 고객 대부분이 오프라인 직영 매장에 몰리기 때문이다.
직영 매장에서는 상품을 눈으로 확인하고 살 수 있다. 최신 제품은 출시도 더 빠르다. 판매 가격은 본사 차원에서 관리한다. 딜러 마음대로 마진을 조정하거나 할인할 수 없다. `온라인 최저가` 개념이 원천 차단되기 때문에 딜러가 저가 경쟁을 못한다. 시간·공간 제약을 겪는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고객이 직영 매장에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태현 DJI코리아 법인장은 “딜러가 있었기 때문에 법인 설립 이전에도 많은 한국 소비자가 DJI 제품을 알게 됐다”면서 “DJI코리아가 생기면서 궁극으로는는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딜러들이 함께 혜택을 보고 커갈 수 있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