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5%` 저금리 시대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10%가 넘는 `고금리` 할부금융을 활용, 자동차를 판매한다. `차값 할인`이라는 미끼로 고객을 유인, 실제로는 `고리`를 챙겨 왔다. 국산차 할부금리는 통상 3~5%선이다. 매월 프로모션에 따라 무이자 할부부터 1~2%대 할부금리도 제공한다.
1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이하 BMW파이낸셜)는 국내에서 자동차를 할부판매할 때 평균 8.04% 금리를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금리가 11.99%에 이른다.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 가운데에서 가장 높다.
BMW파이낸셜 다음으로 할부금리가 높은 곳은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다. 평균금리가 7.48%, 최고금리가 10.59%로 각각 나타났다. 지난해 여신협회에 가입한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평균금리 7.34%, 최고금리 9.1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이유는 국내 수입차 시장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계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 금리가 높기 때문이다. 할부금융회사는 수입차 자회사다. 모회사 차량 할부, 리스 등 여신 업무를 처리한다.
이들 수입차 업체의 이자 수익을 보면 놀랍다. 지난해 폭스바겐파이낸셜 할부 이자 수익은 494억원으로 수입차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BMW파이낸셜은 지난해 할부이자로만 348억원을 벌었다. 벤츠파이낸셜 역시 지난해 348억원이라는 이자 수익을 기록했다. 할인판매를 강조하지만 사실상 고리업을 한 셈이다.
일본계 수입차 전속 할부금융사 금리는 조금 낮았다.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평균 3.56%, 닛산 계열인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평균 6.76%를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최고금리는 토요타파이낸셜이 8.90%, RCI파이낸셜이 7.99%로 다소 높은 편이다.
국산차 할부금리는 통상 3~5% 수준에 머문다. 그나마 매월 프로모션을 해 무이자할부부터 1~2%대를 추가로 할인, 실제는 2% 남짓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자사 할부금융사의 높은 금리에 대한 소비자 반감을 낮추기 위해 차량 가격을 대폭 할인한다. 일종의 `눈속임`이다. 차량 가격을 10~20% 할인해 주고 높은 금리로 수익을 챙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BMW 딜러는 3시리즈 주력 모델을 최고 800만원가량 할인하면서 높은 금리의 자사 할부금융 상품을 끼워 판다.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는 `끼워팔기`다.
320d는 판매가격이 4940만원이지만 딜러에게 700만원 할인을 받고 36개월 할부(금리 8.59%)를 활용하면 총 4825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금리 3%의 은행 대출을 이용할 때 총 금액보다도 비싸다. 아우디 역시 금리가 10% 넘는 할부금융 상품을 이용하면 대당 4950만원을 호가하는 A4를 1000만원가량 할인해 준다. 하지만 소비자가 지불하는 총 금액은 4628만원이다.
한 독일차 업계 딜러는 “본사, 딜러사 등에서 실시하는 프로모션 외에 본인 마진까지 포기하면서 차를 파는 딜러가 많지만 실제로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면서 “자사 할부금융 상품을 끼워 팔면 수수료를 챙길 수 있고, 판매 대수를 늘리면 회사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차 업계는 “국산차와 달리 할부 프로그램에 여러가지 서비스가 포함돼 금리가 비싼 것”이라고 주장한다. 국산차 할부 프로그램과 달리 `고객을 꾸준히 관리하거나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할부 금리가 국산차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각종 서비스와 패키지가 묶음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단순 금리만 보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지속해서 할부금리는 낮췄고, 기준금리가 계속해서 내려가는 만큼 저금리 시대에 맞는 상품 개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금리=BMW파이낸셜, 폭스바겐파이낸셜, KB국민은행)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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