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용 배터리(셀) 중국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 중국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에 대응한다. 이차전지·완성차 업체와 조인트벤처(JV) 설립, 인수합병(M&A) 등 여러 가능성을 놓고 저울질 중이다. 구체적 방안은 연내 확정한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20일 서울 종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중국에 배터리 (셀)공장을 설립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안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중국에 배터리 셀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 대수는 총 24만7500대로 세계 1위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베이징자동차 전기차는 1만7000대나 팔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주행거리 150㎞ 이상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13% 가량 인상하고, 관용 전기차 비중을 50%로 상향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서 생산한 셀을 중국 배터리팩 공장으로 보내 조립만 하는 현재 구조로는 중국 시장 성장세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정 부회장은 “중국은 미래 기술 선점, 환경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전기차 산업·시장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조만간 (대규모)신규 투자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플라이체인상 협력이 필요한 부분을 살피고 파트너가 있다면 M&A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경쟁사 대비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전기차 산업을 마라톤에 비유하면 이제 누가 먼저 뛰었냐 정도라고 본다”며 “늦었다고 보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에 분명한 의지와 전략,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뉴 노멀` 시대에는 불황 때 덜 잃고, 호황 때 더 많이 버는 일류 기업만 살아남는다”며 생존을 위한 `선제적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회사 근간인 석유사업은 동북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정유사로 입지를 다진다. 화학사업은 `중국`과 `고부가 제품` 중심 투자를 계속해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계획이다. 올해 초 본사 기능을 사실상 중국 상하이로 이전한 SK종합화학은 기술 경쟁력이 있는 글로벌 강소기업을 인수, 글로벌 합작 사업을 추진한다.
정 부회장은 “2018년 기업가치 30조원과 더불어 5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사업 역량 즉 하드파워와 속도 유연성을 갖춘 소프트파워를 접목해 지금과는 다른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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