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신문인터넷 이상원기자] “막연히 알고 있던 것들을 서울디지털대학교에서 제대로 공부하게 되니 자신감이 생겨요. 나중엔 제가 쓴 곡으로 많은 사람들이 노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서울디지털대학교 실용음악학과에 입학한 김희남씨는 1급 시각장애인이다. 어릴 때 앓던 백내장이 녹내장으로 진행되면서 15살이 되던 해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이후 김 씨는 한빛맹학교에 입학해 안마와 침술을 배웠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음악에 대한 갈증이 깊어만 갔다.
김 씨는 “선배들이 피아노 레슨을 받을 때면 창문 밑에서 몰래 듣고는 했습니다. 20대 초반이 돼서야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한국시각장애인협회에서 피아노 조율 2년 과정을 수료하면서 실력을 키워 나갔고 그 결과 기능경진대회에서 피아노 조율 부문 대상을 받았다. 또 삼익악기에 입사해 피아노 조율사로 근무했다. 현재는 프리랜서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며 시각장애인학교에서 피아노 레슨을 하는 등 음악과의 끊을 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독학으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공부하고 싶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자료들을 통해 혼자 공부했지만 역시나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 지인으로부터 서울디지털대에 실용음악학과가 개설돼 있다는 사실을 들었고 올해 입학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사이버대학에 입학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가장 큰 난관은 악보를 볼 수 없다는 점이었다.
“당연히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강의 음성만 듣고 공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요.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서울디지털대에서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었습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속기를 지원해 악보를 점자로 옮겨준 것이다. 김 씨는 악보도 읽고 실용음악학과의 과제도 진행할 수 있었다.

‘장애인의 날’인 20일, 정오영 서울디지털대학교 총장이 김 씨를 방문해 그의 학업을 응원했다.
김 씨는 이 자리에서 “서울디지털대의 도움과 지원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장애가 있거나 기타 어려움 때문에 학업을 이어나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서울디지털대학교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서울디지털대학교는 장애인 입학전형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입학한 160여 명의 장애 학생들이 면학에 열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디지털대 관계자는 “아직 여러 면에서 부족한 부분들이 있지만 장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들이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디지털대는 오는 6월 1일부터 2016학년도 2학기 신, 편입생 모집을 시작한다. 입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입학지원사이트나 모바일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원 기자 sllep@etnews.com